이 책에서 리프킨은 “인간의 노동이 처음으로 생산과정으로부터 체계적으로 제거”되면서 나타나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다룬다. 정보통신 기술이 노동 과정에 매우 빠른 속도로 도입돼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수많은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노동자를 실업자로 만드는 것이 지금의 문제라는 것이다.
초기 산업기술은 노동력의 육체적 힘을 대체했지만, 새로운 컴퓨터 기술은 인간의 정신노동까지를 대체하려 한다. 정보화에 의해 재편되는 경제 체제는 경제 행위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 노동력을 대체한다. 리프킨이 보기에 이것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대다수 산업국가 노동력의 75% 이상이 단순 반복 작업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것들이 기계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매년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줄이고 있으며, 그나마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도 대부분 저임금 부문이거나 임시직에 불과하다. 이것은 비단 선진국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발도상국가들도 날로 높아지는 구조적 실업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정보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기술적·구조적 변동은 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파괴하고, 사회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리프킨은 이같은 변동이 과학자·엔지니어·기업주들에게는 반복되는 노동에서 인간이 해방되는 새로운 시대, 곧 ‘노동의 종말’ 시대를 뜻할 수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대량 실업, 전세계적 빈곤, 사회적 불안과 격변이라는 ‘노동으로부터의 추방’이라는 우울한 미래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때문에 리프킨은 전세계적인 노동시간 단축과 시장 부문에서 축출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제3부문 창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제3부문’이란 자원봉사나 비영리적 사회 활동처럼 전통적으로 산업으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었던 부문을 일자리로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이윤을 목표로 한 ‘시장 경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유지를 목표로 한 ‘사회적 경제’의 성격을 지닐 것이다. 리프킨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기술 발달에 따른 혜택을 사회 전체가 나누고, 사회의 복지 수준을 높여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최근 청년실업 등이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이 단지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기술변동에 근거한 구조적 문제임도 분명해지고 있다.‘노동의 종말’은 이러한 현실을 좀더 깊이 이해하도록 이끌면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의 길이 아니라, 공동체의 공존과 나눔의 문화를 새롭게 창출해 가는 길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생각해보기
-정보화가 우리 현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나.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청년 실업’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은.
-기술의 발달에 의해 인간 사회의 계층적 격차가 더욱 구조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써보자.
-‘노동’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정치, 경제,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소유의 종말(제레미 리프킨), 바이오테크 시대(〃), 권력 이동(앨빈 토플러), 제3의 물결(앨빈 토플러)
-기출논제:서강대 2003학년도 정시 논술, 한양대 2003학년도 정시 논술, 한국외국어대 2002학년도 정시 논술, 건국대 2000학년도 모의 논술, 성균관대 2000학년도 정시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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