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따가운 여론 읽어야 일 안하면 보상도 없을 것”
한국가스공사 사상 첫 전문경영인 출신 사장으로 관심을 모은 이수호 사장의 신년사가 공사를 뒤흔들고 있다.2월 중순쯤 나올 ‘이수호식 개혁 로드맵’의 후폭풍이 예상보다 거셀 것이라는 분석이다.이 사장은 2일 손수 작성한 신년사에서 “공기업에 대한 정부나 국민들의 인식은 공기업이 당초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조직구성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조직이며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경쟁력을 잃고 결국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으니 하루빨리 민영화시켜 조직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혀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사장은 공사 민영화, 가스산업 구조개편, 경쟁도입 등의 말들이 왜 나오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민영화 반대를 위한 노조 등 여러분의 노력이 환자의 암을 도려내는 외과적 노력에만 열중하고 암의 예방·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 치료인 내과적 노력에는 소홀했던 것 아닌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만일 공사가 투명하고 깨끗한 경영을 하고 조직의 경쟁력이 확보돼 무한경쟁시장에서 누구와 경쟁해도 싸워 이길 수 있다면 공사를 민영화시키자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집단도 없을 것”이라며 조직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 사장은 “평가는 공정해야 하고 보상은 반드시 일의 성과에 연동되어야 하며 승진·승급은 일의 성과와 개인의 능력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것이 지론”이라면서 “열심히 일한 사람과 게으름 피우고 눈치만 보는 사람이 똑같이 보상을 받는다면 누가 회사를 위해 땀을 흘리겠는가.”라고 밝혀 평가·보상제도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또 ‘직위직급의 분리운영’ 및 ‘임금피크제’의 도입 검토가 필요하고 현재 시행되는 연봉제가 실질적인 연봉제가 될 수 있도록 보완하고 확대실시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기존의 관료·정치인 출신 사장의 신년사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직원들의 평가”라면서 “민간기업 출신 사장의 과감한 개혁에 떨고 있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6-1-3 0: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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