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나 한명숙 총리가 20일 오후 정부 중앙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기에 앞서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앉아 있는 공무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중앙부처의 5급 이상 여성은 지난해말 현재 8.4%인 1648명, 국장급도 34명에 이른다. 정부 차원에서 여성채용 목표제까지 실시하고 있는 마당에 총리 비서실은 세상의 흐름에서 완전히 비껴 나 있었던 셈이다.
청와대와 비교하면 총리 비서실의 ‘열외’가 얼마나 심각한지 쉽게 알 수 있다. 청와대에는 현재 비서관급 이상 여성 참모로 김현 보도지원비서관, 선미라 해외언론비서관, 김은경 민원제도비서관, 이은희 제2부속실비서관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기에 조기숙 전 홍보수석비서관, 박기영 전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노혜경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영애 전 균형인사비서관까지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금까지 총리 비서실에서 여성이 국장급 이상 오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여성 총리가 임명된 만큼 비서실 인력도 재편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3개월째 비어 있는 비서실장 자리뿐 아니라, 이해찬 전 총리가 영입해온 이른바 ‘이해찬 사단’의 퇴진으로 빈자리가 늘면서 여성 비서관 탄생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현재 사표가 수리된 국장급 이상 고위직은 임재오 정무수석비서관과 이강진 공보수석비서관(이상 1급), 정윤재 민정2비서관, 송선태 정무1비서관(이상 2급) 등 4명이다. 이들 외에도 이 전 총리 퇴임 당시 사표를 낸 국장급은 4명이 더 있으나,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당분간은 유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때문에 한 총리가 이 전 총리처럼 당장 측근들을 비서실에 대거 포진시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 등을 감안하면 여성이 비서실을 장악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총리실은 모두 남성으로 이루어진 기존 경호인력에 여성을 일부 투입하기 위해 경찰과 협의에 들어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우선적으로 공직사회부터 여성에 대한 고질적인 차별을 해소하고 여성인재를 적극 발굴하여 여성 고위직 할당을 실시해야 한다.”고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6-04-2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