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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바다사자 장군이의 ‘끝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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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순정.’


대공원 해양관에는 젊은 시절 풋사랑을 잊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애틋하게 옛 친구를 그리워하는 동물이 있다. 주인공은 올해 15살인 바다사자 장군(♂)이. 장군이는 8살짜리 장순이를 옆에 두고도 동갑내기 ‘그녀’만을 애타게 찾고 있다.

장순(♀)이와 함께 돌고래쇼장 뒤쪽 우리에서 살고 있는 장군이의 연인은 옆집 오타리아관에 있는 동갑내기 바다사자 ‘그녀’다. 그녀는 장군이와 장순이처럼 애칭도 없이 암컷바다사자로 불린다.

5년전만해도 장군이는 장순이, 그녀와 한 우리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650㎏이나 나가는 육중한 장군이가 관심의 표현인지, 괴롭히려는 것인지 그녀에게만 하도 치근대는 통에 그녀가 견뎌내지 못했다. 결국 사육사들은 동갑내기 그녀를 떼어놓기로 하고 옆의 오타리아관으로 옮겼다.

그런데 그녀가 떠난 뒤 장군이는 틈만 나면 ‘실종’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아침에 우리 문을 열면 장순이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기 일쑤였다. 장군이가 연인을 만나기 위해 ‘사랑의 월담’을 시도, 계단처럼 돌이 박혀 있는 2m높이의 담벼락을 타고 오타리아관으로 넘어간 것이다. 월담이 계속되자 사육사들은 고민 끝에 담장 위로 2m 높이의 철제 스탠드를 설치했다. 담벼락도 오르기 힘들게 울퉁불퉁한 돌들을 제거했다.

하지만 스탠드에 가로막힌 뒤에도 장군이의 구애는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틈만 나면 담벼락에 기대 ‘우후우웅∼우후우웅∼’하는 울음 소리를 내며 그녀를 부른다. 짝짓기를 할 때가 되면 더욱 심해진다. 담벼락을 기어올라 오타리아관만 쳐다보고 있기도 한다. 물개류의 수명은 15∼20년. 이제 장군이도, 그녀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지만 장군이의 구애는 식을 줄 모른다.

함께 생활하는 장순이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바람난 것이 아니냐는 비난 아닌 비난(?)도 듣지만 장군이야말로 첫사랑을 지키려는 진정한 순정파가 아닐까.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6-9-29 0:0: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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