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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미술관 속으로] (1) 해머링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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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된 거리 예술품이 3000여점이 넘는다는 사실을 아시나요?게다가 서울시에서 올해 말부터 예술성 높은 작품을 매년 수십∼수백여점씩 거리에 설치한다고 하네요. 서울 도심이 거대한 미술관이 될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알면 알수록, 아는 만큼 재미있는 거리 예술의 세계에 초대합니다. 거리 미술관은 주1회(수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종로구 신문로를 지나다 보면 자연스레 시야에 들어오는 조형물이 있다. 흥국생명 본사 건물 곁에 자리한 ‘해머링 맨(망치질하는 사람)’이다. 우선 육중한 몸집에 시선이 압도되고, 사람을 형상화한 몸짓에 눈길이 끌린다.

이 검은 거인은 미국 작가 조너선 보롭스키의 작품이다. 브롭스키는 해머링 맨을 통해 일하는 근로자와 노동의 신성함을 표현했다고 한다. 끊임없이 망치를 내려치는 해머링 맨은 종종걸음을 치는 우리들의 모습인 셈이다.

해머링 맨은 1979년 뉴욕의 폴라 쿠퍼 갤러리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 스위스 바젤, 미국 시애틀, 댈러스 등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은 해머링 맨이 설치된 세계 7번째 도시다.

각국의 해머링 맨들은 이름은 같지만 일란성 쌍둥이들은 아니다.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조금씩 다르다. 나이 순으로는 서울의 해머링 맨이 막내지만 몸무게는 단연 1등이다. 키가 22m에 무게가 무려 50t이나 나간다고 한다.

그렇다고 덩치만 큰 거인으로 얕보면 안 된다. 효율성도 갖췄다. 서울의 해머링 맨은 50초에 한 번씩 팔을 움직여 망치질을 하는데 그 속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 그런데도 관리·운영비는 가장 저렴하게 든다고 한다. 다른 나라 해머링 맨들의 구동시스템이 팔에 달려 있는데 비해 서울의 해머링맨은 발바닥에 설치돼 있어 관리가 훨씬 용이하다고 한다.

우리의 해머링 맨을 자세히 보면 유독 울퉁불퉁한 측면 굴곡이 눈에 띈다.2002년 당시 해머링 맨 설치를 총괄했던 허정민 흥국생명 홍보팀장은 “우리나라를 방문한 작가가 남북 분단 상황을 주목해 지정학적으로 굴곡진 우리 현실을 몸의 굴곡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국이 하수상한 요즘 해머링 맨을 다시 보게 되는 이유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2006-10-11 0: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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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