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박씨는 국제교류 부서에서 자신을 추천할 가능성이 없는 데다 자신의 장점을 직접 소개할 기회도 없어 다음달 중순에 있을 정기 인사에서 특별한 기대를 안해 왔다. 그런데 박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중구청은 8일 이런 직원의 능력을 살리기 위해 희망부서 및 보직을 구청장에게 직접 제출하는 ‘희망보직 인사제도’를 도입, 올해 정기인사 때부터 반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본인의 전문성과 적성에 맞는 희망보직 및 부서를 최대 5개까지 선택해 구청장에게 직접 이메일로 제출하는 것이다. 구청에서는 희망자 가운데 능력과 적성 등을 고려해 반영한다. 다만 희망자들이 특정 부서에 몰릴 경우 국장단 중심의 인사위원회를 열어 자질과 능력을 평가해 결정한다.
중구가 희망보직 인사제를 실시하게 된 배경은 적성과 능력에 맞는 전문 인력을 발탁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공무원들은 순환보직 원칙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지 않는 부서로 발령받으면 적응이 쉽지 않는 데다 업무 처리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져 행정 서비스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없지 않았다.
중구는 이 제도의 도입으로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제도를 탈피해 전문성을 가진 직원에게 해당 업무를 수행케 함으로써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또 본인이 희망하는 보직을 구청장에게 직접 제출할 수 있어 구청장과 직원간에 격의없는 언로가 확보될 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시대에 맞게 직원 스스로가 자신을 포장하고, 홍보함으로써 구청 전 직원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파격 인사를 실시하더라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능력을 검증한 만큼 조직 안정을 해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직원들의 반응은 뜨겁다. 구 관계자는 “직원들끼리 휴식시간 때마다 삼삼오오 모여 가고 싶은 희망 부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구청장이 이번 정기 인사를 위해 8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인사 메일’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올해 가정복지과, 주택과, 주민생활지원과 등 3개 부서가 신설돼 공무원 200여명의 연쇄부서 이동이 예상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7-1-9 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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