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사업의 핵심기술인 생명공학(BT), 나노공학(NT),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해외 연구소와 국내 대학간 공동연구를 지원하고 지식재산권의 일부 지분을 받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건국대-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고려대-미국 벨연구소 등과 잇따라 ‘기술개발에 관한 3자 협약’을 맺는다고 30일 밝혔다.
●벨·프라운호퍼연구소 올 유치
서울시는 고려대-벨연구소 협약을 위해 2005년부터 협상을 진행해왔다. 시정연구개발원에서 ‘정보통신 강화’라는 주제의 연구 과제를 선정한 뒤 무선 네트워크 분야에 강한 벨연구소와 고려대에 정보화 기술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공동 연구개발 사업은 김종훈 벨연구소 사장이 2007년 서울을 방문,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과 오세훈 시장 당선자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고려대 연구소와 벨연구소 리서치센터를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설립하고 ▲지식재산권 배분율 ▲파견 연구인력 규모 ▲연구과제 공동 선정 등에 합의했다. 아울러 다음달 중순 벨연구소와 고려대가 ‘유·무선 전송량 확대’ 공동연구에 대한 협약을 맺도록 하고 5년간 2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고대-벨 연구소는 1388㎡규모로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산학협력센터에 건립된다. 시는 2012년까지 공동연구 성과물로 발생된 지식재산권의 30%를 얻는다.
●연구성과·수익은 아직 미흡
서울시는 또 오는 8일 건국대-프라운호퍼연구소와 태양전지 기술개발 연구 협약도 맺는다. 5년간 125억원을 지원하고 ‘건대-프라운호퍼ISE’의 지식재산권 20%를 갖기로 했다. 건국대 캠퍼스에는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소’가 들어선다. 이밖에도 시는 2006년 바이오, 물리학으로 유명한 일본 리켄연구소와 한양대의 협약을 주선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한양대에 조성한 2349㎡ 규모의 ‘퓨전테크센터’의 건축비 140억원 중 54억원을 지원했다.
또 생명정보학 기술 분야 선두주자인 미국 바텔연구소와 고려대의 공동 연구도 주선했다. 서울시가 지식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 대학과 전문기업의 공동연구를 지원하고 있지만 연구실적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54억원을 들인 퓨전테크센터는 논문 42건, 학술대회 발표 79건, 국제회의 개최 4건 등의 성과를 내놓았을 뿐이다. 60억원을 투입한 미래융합기술관도 학술지 게재 논문 7건, 학술대회 발표 15건, 특허출원 5건, 국제회의 개최 9건 등 관련 논문과 특허 출원 기록만 있다.
개관 시점을 감안해도 수년간에 걸친 준비기간과 예산 등을 고려하면 실적이 변변치 못한 것이다. 연구성과 수익금도 아직은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배영일 박사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연구과정이나 진행상황 등을 지원하고 관리할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후속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박진영 산업정책팀장은 “특허출원으로 인한 수익을 얻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09-5-1 0: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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