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애인·탐방객 불편 최소화” 환경단체 “국립공원마다 유원지 전락”
국립공원과 도·군립공원 등 자연공원에 장거리 로프웨이(케이블카, 곤돌라) 설치와 해상국립공원인 해안과 섬에 숙박시설도 지을 수 있게 된다. 공원내 건축물에 대한 신축과 증측도 쉬워지는 등 자연공원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자연공원법 및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자 환경단체들이 앞다퉈 정부를 비난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등 법개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연공원법 개정 내용과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사안을 알아본다.●불법행위 과태료도 현실성 있게 인하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해안과 섬 지역 공원에 관광객이 묵을 수 있는 여관과 관광호텔이 들어선다. 숙박시설의 설치가 금지돼 있는 해안 및 섬지역 국립공원의 경우 환경부 장관이 정하는 입지 적정성 및 경관 평가를 거쳐 공원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숙박시설 설치가 허용된다.
또 공원자연보존지구 내 로프웨이 설치 허용 규모가 2㎞ 이하에서 5㎞ 이하로 늘어나고, 로프웨이 정류장의 높이도 9m에서 15m로 조정된다. 공원자연환경지구 내 주거용 건축물의 개축과 재건축 허용 규모도 100㎡에서 200㎡로 확대된다. 아울러 자연환경지구에서 농산물과 임산물, 수산물 등의 보관시설 허용 규모도 연면적 600㎡에서 1300㎡로 완화한다.
자연공원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금액조정 등 하위법령도 자연환경보전법과 경범죄처벌법과 유사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지정된 장소 밖에서 야영 행위를 하거나 금지 또는 제한 지역을 출입할 경우 과태료가 5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아진다. 주차 위반의 경우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고, 금지 행위에 대한 과태료 역시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아진다. 불법행위 적발은 공원관리공단, 과태료 징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일원화한다.
공원자연보존지구, 공원자연환경지구 외에 공원자연마을지구, 공원밀집마을지구, 공원집단시설지구를 일원화해 3개 용도지구로 조정한다.
공원법 개정안은 향후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오는 7월 중 시행하고, 8월 중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자체에 이권사업 나눠주기 불보듯”
공원내 케이블카 설치허용은 노약자와 장애인의 전망권 확보 차원이다. 기술발전으로 환경파괴를 최소화는 공법이 개발돼 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여 케이블카를 허용하는 게 아니라 국립공원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선별적으로 건설을 허락할 것”이라며 “주봉(主峰)을 피해 7~8부 능선인 ‘어깨’까지만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동식물 보호대책으로 등산객들의 환호성마저 자제해 달라는 팻말까지 만들어 놓고, 산골짜기 위로 여객기(?)를 운행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묻는다. 또한 이권사업에 혈안이 된 지자체에 나눠주기식 허용이 남발될 게 뻔하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는 “법개정이 된다면 설악산을 비롯, 반달가슴곰 등 멸종위기 동물의 종보전 사업을 벌이는 지리산에도 케이블카를 운행시키겠다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환경부는 해상공원내에 호텔·콘도·민박시설 설치 허용에 대해서도 시대흐름에 따라 정책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해상공원의 경우 섬 지역이 대부분인데 불편을 호소하는 탐방객들과 규제가 불합리하다는 민원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돼 현실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설치가 허용되는 자연환경지구는 국립공원 내 노른자위인 자연보존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완충지대로 해상국립공원은 자연환경지구가 대부분이다.”면서 “법령이 개정되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변산반도국립공원, 다도해상국립공원, 태안해안국립공원내에도 편의시설이 난립해 유원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09-5-11 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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