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대전청사 일정 분석
정부대전청사의 청 단위 기관장들이 근무일의 최대 70%를 서울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청사가 건립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국회, 유관기관 등과의 관련 업무 처리를 위해서는 여전히 서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서울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지난 2008년 9월1일부터 올해 8월31일까지 대전청사 5개 청 청장들의 일정을 파악한 결과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서울 방문에 총 181일을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토·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을 뺀 순수 근무일이 257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일 중 7일을 서울에서 보낸 셈이다.
고정식 특허청장은 1년 중 서울을 찾은 날이 모두 132일로 나타났다. 열흘 중 절반은 서울에 있었다. 하영제 전 산림청장과 정광수 현 청장은 조사기간 동안 모두 119일을, 박종달 병무청장은 88일을 서울에서 보냈다. 이 밖에 김대기 전 통계청장과 이인실 현 청장은 48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장들이 서울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청와대와 국회, 중앙부처 등 주요 정부기관이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정감사와 국회 내 각종 위원회 업무보고 및 회의, 예산심사, 당·정 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여의도에 온 날이 많았다.
홍석우 중기청장은 서울에 있었던 181일 중 46일을, 고정식 특허청장은 132일 중 26일을 국회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유관기관들이 서울에 있는 것도 청장들이 서울에 올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중기청의 경우 홈페이지에 링크된 유관기관 31개 중 시장경영지원센터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중소기업연구원 등 21개 기관이 현재 서울에 있다. 반면 대전에는 5개 기관만이 있다.
청장들은 휴일에도 대부분 대전의 관사보다는 서울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청사 한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청장 대부분이 연고가 서울에 있어 주말에는 관사를 비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종시로 정부 부처가 이전하더라도 유관기관 등이 함께 가지 않으면, 대전청사 청장들이 보였던 행보를 앞으로는 장관들이 고스란히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기우(인하대 교수)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은 “독일도 베를린과 본에 행정기관이 분산돼 있어 ‘시계추 공무원’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공무원의 이동이 많다.”면서 “수도가 아닌 일부 행정기관만 세종시로 옮기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비효율을 야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안석 임주형기자 ccto@seoul.co.kr
2009-10-13 12:0:0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