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위원장의 정치 관련 발언
이재오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는 정치 문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도 오갔다. 이 위원장은 예상대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선을 그으려 했지만, 그동안의 발언보다 ‘진전된’ 내용도 많았다.●“개헌? 내 생각 있지만 말하기엔 아직”
이 위원장은 6·2 지방선거 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내 친이계 움직임 등과 관련한 질문에는 “당에서 알아서 잘 할 것”, “저는 정부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답변을 피해갔다.
특히 “23일부터 29일까지는 미국 출장 기간”이라면서 “선거 기간 대부분 국내를 떠나 있기 때문에 제가 선거 개입한다 않는다 소리를 들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개헌과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질문에는 비교적 상세하게 답변했다.
개헌과 관련해 이 위원장은 “대통령도 순차적으로 필요성을 제기했고, 야당에서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기 때문에 지방선거가 끝나고, 보궐선거가 끝나면 개헌내용에 대해 여야가 협상을 할 것”이라면서 “내 생각이야 있지만 말하기는 적절치 않고…”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 것에 대해 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지난 45년간은 박 전 대통령의 과(過)의 부분과는 대척해 왔지만, 이제는 공(功)의 부분에 대해서도 역사적 인식을 가지려 한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지난날의 내 마음속으로부터 박 대통령과 화해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정치인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위원장은 “거기까지만 얘기하겠다.”고 끊었다.
●권익위, 본지 인터뷰 직전 선관위 문의
오는 7월28일 실시되는 은평을 재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다음 역할을 아직 생각은 안 했는데, 한번 보자.”고 말하고 “지금은 지금 역할이 중요하고, 세상 일이 개인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권익위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 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 담당 판·검사 등을 상대로 이 위원장이 인터뷰에서 은평을 재선거와 관련해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이 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는가를 문의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이 은평을 선거에 나서지 않는다면 필요가 없었던 절차였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10-05-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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