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명 “전통시장 맞는 마케팅 배워”
“‘부지런한 새가 벌레를 먹는다’라는 속담만 믿고 아침 7시부터 부지런히 장사를 해 왔는데, 변화된 세상에 맞게 장사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은평구 대림시장에서 40여 년간 장사를 해온 김주석(62·응암동)씨는 지난 4월 시작된 ‘대림시장 상인대학’에서 마케팅전략으로 배웠다며 이렇게 말했다. 속옷과 양산, 모자 등 계절상품을 판매하는 김씨는 상품 진열방식이 손님을 어떻게 끌어모으는지도 새롭게 배웠다고 했다. 김씨는 “은평에 사는 손님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전국의 손님을 상대로 팔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장사법으로 방향 전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목(67·신사동)씨도 “20회의 강의가 모두 좋더라.”면서 “40년 전 장사를 시작하면서 읽었던 중국·일본·유대 상인들의 전략과 전술을 다시 상기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전통시장 5S 운동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정리와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가 바로 그것이다.
은평구는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올 들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었던 대림시장 상인대학 과정을 마친 상인들이 28일 응암정보도서관에서 졸업식을 갖는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4월 12일부터 6월 28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저녁 2시간씩 총 20회에 걸쳐 진행된 강의를 이수한 상인들이 졸업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시작된 이번 상인대학의 졸업생은 모두 53명이다.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장경영진흥원’ 주관으로 열렸으며 교육비는 전액 국비로 지원됐다. 교육내용은 선진시장 벤치마킹, 판매화법을 통한 매출 확대, 송화골목시장 등 전통시장 진흥 성공사례, 상인의 리더십, 전통시장 영업활성화 전략 등이다.
지난 5월부터 불광동 대조시장에서 2차로 상인대학이 진행되고 있다. 대조시장 상인들도 7월이면 졸업한다. 은평구에서는 최근 상인회 등록을 마친 연신내의 연서시장 상인들에게도 상인대학 유치의 기회를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장경영진흥원은 상인등록을 마친 전국의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상인대학 요청을 받고 있다. 재래시장을 살리겠다는 의지와 결속력 등이 확실한 상인들을 중심으로 선발한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구청장 공약사업 중 하나가 재래시장 활성화였다.”며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과 경합하기 위해서는 재래시장 관계자들의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해 상인대학 유치에 힘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1-06-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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