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가 공공기관인 한국거래소의 후원에 힘입어 주민 복지를 목적으로 텃밭 사업을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여러 시설과 단체에 텃밭을 제공해 영농체험 기회를 주는 동시에 수확물은 소외계층에 제공해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실험이다. 조길형 구청장은 평소 주민이 함께 일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복지문화공간 설립을 고민하다 지난 1월 노인복지과에 지시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텃밭 가꾸기 사업을 확정했다. 지난달 24일 분양을 마친 ‘꿈이 닿은 농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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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의 한 어린이집 아동들이 교사와 함께 텃밭을 가꾸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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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일단 임대료가 저렴한 부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데다 단순히 텃밭만을 가꿀 만한 땅도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의 후원을 받아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강서구 오쇠동 3308㎡(약 1000평) 규모의 땅을 빌렸다. 체험학습장과 휴게시설, 농기구 보관실, 화장실까지 갖췄다. 1인당 13.2㎡(4평)씩 120개 계좌 가운데 50개를 노인복지시설과 학교, 어린이집에 우선 분양해 영농교육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나머지 70개는 일반분양을 진행했다. 일반분양은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누렸다. 고구마·배추·오이·호박·옥수수·감자 등을 자유롭게 심어 기를 수 있도록 했다.
거래소 임직원들도 다양한 작물을 재배해 수확물을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할 계획이다. 영등포구 노인종합복지관이 자연스럽게 텃밭 관리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구는 수확한 작물과 수익을 공공복지기금으로 꾸려 나눔 실천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아예 전체 부지에 2만 포기의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어 소외계층에 제공하기 위한 공공텃밭으로 전환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2-05-10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