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정형 조직’ 국세청 여성 4급 13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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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정원에 비해 고위직이 극히 적어 ‘압정형’ 조직이라고 불린다. 본청과 지방청 등에 근무하는 2만여명 중 간부에 해당하는 5급 이상은 1363명이다. 이중 여성은 114명으로 8.4%에 불과하다. 4급이 13명, 5급은 101명으로 대부분 5급에 몰려있다. 행정고시 출신 여성이 국세청에 거의 없어 고위 간부에 여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세청 본연의 기능인 조사 업무는 출장과 야근이 잦아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이 오랫동안 작용한 까닭이다. 이를 처음 깬 사람이 안옥자 서울 강남세무서장이다. 2009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3과장에 임명돼 지방청 조사국의 ‘금녀’벽을 깼다. 서울 강남권 여성 세무서장도 처음으로 여성 국세공무원의 상징으로 꼽힌다.
관세청은 현원 4474명 중 여성 공무원이 28.2%(1263명)에 달하는 등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5급 이상 간부는 387명 중 30명으로 7.8%에 불과하고 서기관 이상은 6명뿐이다. 고시 출신으로는 국외 훈련 중인 이진희(행시 42회) 서기관이 선두 주자다. 행시 46회, 동갑내기인 민희 규제개혁법무담당관과 김현정 대전세관장이 지난해 과장으로 승진했다. 본청과 세관장으로 역량을 검증받고 있다. 심갑영 안양세관장은 4급 이상 여성 간부 중 유일한 9급 출신이다. 지난해 10월 여성 첫 세관장에 임명됐고 11월 관세 공무원으로 처음 세계관세기구(WCO)의 원산지 분야 국제훈련 교관 인증을 받았다.
통계청은 여성 공직자가 두각을 나타내는 몇 안 되는 부처이다. 현원 2174명 중 여성이 38.8%인 844명에 달한다. 5급(330명) 이상은 18.8%인 62명, 과장급(60명) 이상 간부도 18.3%인 11명이다. 고시, 공채 출신보다 경력이 풍부한 통계 관련 특채자(5·6급)들의 입지가 두텁다.
병무청은 전체 1876명 중 여성은 45.9%인 862명에 달한다. 그러나 5급 이상은 196명 중 7.7%인 15명, 과장급은 29명 중 2명에 불과하다. 병역업무를 다룬다는 선입견에 고시 합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홍승미 산업지원과장(행시 41회·부이사관)이 최고위직이다. 2년 6개월 장수 대변인을 역임한 이력에서 묻어나듯 호쾌한 성격의 ‘여장부’로 통한다. 병무청 첫 여성 국장을 예고하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3-02-14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