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청소년 여름방학 봉사활동기’
“내가 좀 힘들면 누군가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봉사활동하면서 느끼게 됩니다.”동대문구가 지역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지원해 눈길을 끈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홀몸 노인과 장애인뿐 아니라 경기도 여주 장애인 시설로까지 활동 범위를 늘리며 각종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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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인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나눔 활동’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장애인 자활 기관인 경기도 여주 천사의 마을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
13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하나인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나눔 활동’에 참가한 38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주군 점동면 청안리 ‘오순절 천사의 마을’에서 가마솥더위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을 하느라 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노연우 샤프론봉사단 동대문지회장은 “편한 것에만 익숙한 우리 학생들이 어려운 이웃을 돌보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나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면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나눔이라 더욱 뜻깊었다”고 평했다. 동대문구 중·고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샤프론봉사단은 자녀와 함께하는 활동으로 요즘 사회문제가 되는 청소년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봉사단 일행은 부모님과 떨어져 여자 성인방, 남자 성인방, 빨래방, 주방 등 각자 선택한 배치 장소에서 열심히 일했다. 여름철이라 비릿하고 역한 냄새를 풍기는 화장실과 방 청소를 하던 김정민(17·대광고1년)군은 “엄마가 지금 내가 청소하고 있는 것을 보면 배신감이 들지도 모른다”면서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 이곳 어른들에게 도움이 된다니 힘들지만 보람차다”고 말했다.
주방에서는 100여명의 장애인과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먹거리(브로콜리, 양파, 버섯 등)를 다듬고 각 방에서는 씻고 나온 장애아들의 머리와 몸을 말려 줬다. 또 함께 운동을 하고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편견과 장막을 넘어 하나가 됐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이번 나눔에 참가한 학생들의 가슴속에는 힘든 이웃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부모의 모습이 깊게 새겨졌을 것”이라면서 “책상에서 하는 공부보다 나눔 활동으로 더욱 소중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청소년 나눔활동 프로그램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