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딸 혼사 치른 날 정상근무 세월호 참사 따라 연기도 고려 축의금 등 사절… 직원도 몰라
황찬현(61) 감사원장이 월요일이던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예식장에서 맏딸 인아(33)씨의 결혼식을 치렀다.황 원장은 결혼식 당일도 출근해 오전 업무를 본 뒤 남들처럼 점심 시간에 서둘러 결혼식에 참석했다. 식사는 하는 둥 마는 둥 한 뒤 다시 돌아와 일을 보며 정상 근무를 했다. 결혼식장에서는 축의금과 축하 화환 등을 모두 사절했다.
감사원 직원 대부분은 이날 결혼식 사실을 몰랐고 자연스럽게 이를 알게 된 간부들의 참석도 황 원장이 적극 만류하는 바람에 김영호 사무총장과 김병철 감사위원 등 단 두 사람의 참석만 허용됐다.
황 원장은 초등학교 교사인 맏딸을 비롯해 각각 대기업에 근무하는 둘째 아들과 셋째 딸 등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황 원장의 한 지인은 “황 원장이 맏딸의 결혼을 앞두고 기뻐했는데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자 고위 공직자로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으며 결혼식 연기까지도 고려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사돈인 한모씨 측의 입장 등 여러 사정상 결혼을 미루기가 어려워 가족끼리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맏딸 결혼식을 치렀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4-04-2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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