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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현 감사원장의 정치적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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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원장 지역구 방문 요청에 간부 15명과 대덕 이례적 방문

“감사원장의 정치적 행보?”

황찬현 감사원장이 28일 이상민(새정치민주연합·대전 유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의 지역구인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방문했다.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의 수장인 감사원장이 특정 의원의 요청으로 지역구를 방문한 것은 감사원 사상 처음이다. 정길영 제1사무차장, 강경원 기획조정실장, 왕정홍 감사위원 등 주요 간부 15명이 동행했다. 황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을 떠나 대덕 특구 및 대전 지역에 머물면서 정부통합전산센터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을 둘러봤다. 이 의원이 일정 일부에서 함께 움직였고, 이날 저녁 황 원장과 감사원 간부들, 이 의원 등은 유성의 한 고급 한정식집에서 반주를 겸한 저녁 식사를 함께 한 뒤 밤늦게 헤어졌다.

감사원장은 감사원 필요에 따라 더러 사회적 현안이 생긴 곳 등을 현장 방문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감사원 자체 수요와 계획에 따라 담당 국장, 비서실장 등 4~5명 선의 최소 인원이 움직이는 게 관례다. 이 때문에 이번 황 원장 방문과 감사원 주요 간부들의 대동을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감사원을 감사하는 국회 법사위원회의 지도자 격인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위원장의 체면을 세워 주면서 타협한 셈이다.

“감사원 감사 때문에 연구를 못 하겠다. 국회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이 공공 출연연구기관들이 밀집해 있는 대덕특구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대표적 민원이다. 이 의원 측이 “감사원의 연구현장 이해 부족으로 과학기술인들을 힘들게 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연구원들의 고충과 애로를 청취해 감사에 적극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보여 준다. 이 의원 측 입장에선 지역 토박이의 지지층은 두터운 데 비해 상대적으로 과학기술인들의 지지도는 낮은 상황에서 다음 선거를 앞두고 대덕특구 지역에 더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설명도 있다.

감사원 내부에선 감사원과 감사원장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고, 국회에서 감사원장의 조직 장악력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날 선 국회의원들의 예봉을 의식한 처사라는 평도 나온다. 또 “왜 관례처럼 담당 국장 지휘 아래 현장 조사를 토대로 사무총장에게 보고하고, 대책을 세우는 등 조직을 활용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다. 한 감사원 간부는 “국가 예산이 줄줄 새는 방산 비리의 해결과 규제개혁이 감사원의 ‘발등의 불’이 되고 있고, 국가 예·결산을 앞둔 상황에서 주요 간부들을 다 끌고 법사위원장의 지역구 방문이 과연 시급했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4-10-2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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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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