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개입이 아니라,후회없는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겠다는 취지다.”
이혼을 하려면 전문기관의 상담을 의무적으로 거치는 방안을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뜨겁다.
올해 새로 만드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상담을 거치고 인증서를 받은 커플에게만 이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복지부의 복안이다.10년새 2.5배나 치솟은 이혼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안이 알려지자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라며 여성계를 비롯,반대쪽의 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개인의 사생활 침해로 위헌 소지가 있는 데다 정책효과도 별로 없을 것이라는 반론이다.
●“도움주기 위한 것”
복지부는 국민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주려는 것일 뿐 불편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대표적인 사회병리 현상인 이혼이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사회적인 비용 증가가 큰 만큼 어느 정도의 정부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이원희 인구·가정정책과장은 “찬반 양론이 있을 수는 있지만,사생활 침해 우려는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가정시민연대 공동대표인 송길원 숭실대 겸임교수는 “이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제도”라면서 “개인에게는 공인된 상담전문가를 통해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이혼을) 되돌아볼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택의 문제일 뿐”
그러나 여성계와 일부 법조계에서는 이혼도 결혼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선택하는 문제인 만큼 국가가 제도적으로 이를 강제하려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박한다.이혼율을 낮추기 위한 고육책이란 점은 인정하더라도,국민 개개인의 인권과 자유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개인이 이혼이라는 결정에 이르기까지는 이미 충분히 힘들었을 텐데 똑같은 과정을 재차 겪게 하는 것은 더 힘들게 할 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번 이혼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이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그런 결정을 쉽게 번복하겠느냐는 것이다.
한국여성민우회 김영애 사무총장은 “개인이 이혼 결정을 비성숙한 판단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전제”라면서 “복지부가 추진하는 ‘이혼 전 상담서비스’ 의무화 방안과 관련해 조만간 복지부쪽에 반대의견을 공문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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