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수성구청 민원실 입구에는 공룡을 주인공으로 한 삽화를 담은 포스터가 내걸렸다. 공룡의 꼬리가 불에 타고 있는데 거대한 공룡은 아직 위험을 모르고 멀뚱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삽화 위쪽에는 ‘거대한 공룡의 비애’라는 제목과 함께 “꼬리쪽 위험을 느끼는데 무려 20초가 걸린 브론토사우루스 공룡은 가장 먼저 멸망하고 말았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무감각하고, 조여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면 도태와 좌절만 남는다.”는 내용과 함께 ‘지금! 당장! 나부터!’라는 글자가 강조돼 있다. 공무원의 혁신과 변화를 주제로 한 이같은 삽화교육이 화제다.‘포스터 활용교육(PBT:Poster Based Training)’이라는 이 교육은 만화나 삽화 같은 친근한 그래픽에 꼭 필요한 설명만을 넣어 만든 포스터를 직원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걸어놓고 자연스럽게 교육하는 방식이다.
공룡 아래 있는 개구리교훈도 직원들의 눈길을 끈다. 끓는 물속에 던져진 개구리는 ‘앗, 뜨거워!’하며 당장 튀어나와 살아남지만, 점점 가열되는 물속에 던져진 개구리는 기분좋게 졸다 결국 영원히 잠들고 만다. 당장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의 안일함과 그럭저럭 현상유지만 하면 그만이라는 ‘괜찮아병’에 대한 일침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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