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법안 임시국회 통과 안되면 2008년 시행 불투명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문제가 진통을 겪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여야가 관련법안 의결에 합의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8년 로스쿨을 도입하고 사법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신림동 대형 학원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법사위 야당 의원들, 여전히 로스쿨 부정적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조문 정리를 마치고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상태다.
여야는 지난 17일 열린 법안심사소위를 통해 핵심 쟁점인 로스쿨 정원은 교육부장관이 법무부장관과 법원 행정처장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합의했다. 변호사협회장과 한국법학교수회장 등 당초 법안에 포함됐던 협의 대상은 제외됐다.
법안에 정원 숫자를 명기하지 않고, 이해당사자들을 협의 테이블에서 끌어내리면서 법안 통과에 탄력이 붙었다. 법안은 19일 교육위 법안 심사소위원회를 거쳐 20일 교육위 전체회의에 부쳐질 전망이다. 이어 27일 법사위 의결을 거친 뒤 다음달 2일 쯤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그러나 문제는 법사위다. 법사위 소속 상당수 한나라당 의원들이 로스쿨 제도 도입 자체에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는 상태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사개추위 법안 자체가 현재 상황을 개선이 아닌 개악으로 보는 게 (당의)일반적인 정서”라면서 “이번 임시국회 기간 동안 인식의 간극을 뛰어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림동 학원가 고민 깊어가
4월 임시국회에서 로스쿨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008년 로스쿨 시행은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1년 남짓한 기간은 준비하기에 빠듯한 시간이다.
핵심 쟁점인 정원은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다. 시험문제를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 시험문제를 만드는 데도 보통 2년 넘게 걸린다.”면서 “마지노선인 4월을 넘기게 되면 2008년 로스쿨 시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신림동 학원가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V학원 관계자는 “로스쿨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어느 ‘타이밍’에 투자를 해야 할지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고시생 이진성(27)씨도 “사법시험에 계속 매진해야 하는지, 아니면 로스쿨을 준비해야 하는지 수험생들 사이에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면서 “여야가 하루 빨리 로스쿨의 ‘가이드 라인’을 확정,‘진흙탕 싸움’에 골몰하는 대신 고시생들의 고민을 덜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6-4-20 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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