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지리산·백운산·백암산 일대에서 초봄에 나오는 고로쇠 물 채취작업이 한창이다. 올 고로쇠 수액은 겨울 이상고온 현상으로 예년보다 1∼2주일 앞당겨 나온다.
장성 백양·남창고로쇠협회는 27일부터 고로쇠 물을 채취, 판매한다고 25일 밝혔다. 장성은 지리산권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고 일조량도 많아 구례·광양지역에 앞서 첫 출시된다. 연간 생산량은 9만ℓ 정도이다.
‘백양 고로쇠’는 백암산 일대 670㏊에서 남창마을 등 25 농가가 채취, 판매한다.
수액은 나무 보호를 위해 가슴 높이의 직경이 10㎝ 이상인 것에서만 1.5㎝ 이내의 구멍 1∼3개만 뚫도록 규제된다.
생산량으로는 지리산을 껴안은 구례가 연간 70만ℓ로 가장 많다. 농민 이모(61·구례군 간전면)씨는 “요즘 백운산 자락에 자생하는 고로쇠 물을 채취하기 위해 호스와 물통을 준비하고 있다.”며 “몸에 좋은 물을 많이 마시러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례지역은 예부터 4월 중순 곡우(穀雨)때 ‘거자수 약수제’를 올린다. 고로쇠·거자수·박달나무 등에 상처를 내 거기서 나오는 물을 약수로 마시면 몸에 좋다고 전해진다.
연간 57만ℓ를 생산하는 광양지역도 매년 경칩을 전후해 고로쇠 물을 마시며 ‘백운산 약수제’를 올려왔다.
고로쇠 물 판매는 택배, 우편주문, 직접 판매 방식 등으로 이뤄지며, 각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18ℓ 한 말당 4만 5000∼5만원이다. 단풍나무의 일종인 고로쇠나무는 겨울내 흡수한 물을 초봄인 2∼3월에 내뿜는다. 예부터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나무’라는 이유로 ‘골리수’(骨利樹)로도 불렸다.
당분, 철분, 망간 등 미네랄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산후병이나 신경통, 위장병, 고혈압, 비뇨기 계통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성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