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예방 소매 걷은 서울시…내달 15일까지

통계청 발표 ‘2020 고령자 통계’ 분석

서울추모공원 화장 능력 하루 85건으로 1.5배

공사 관계자들 “한밤 파쇄석 500t 운반” 스카이칠십이 “금시초문, 말도 안 된다” 인천공항공사 “사실 확인 땐 법적 조치”

영화마당으로 변신한 마포구청 광장

평균 27.9년… 부처별 최대 13년 11개월차 행복도시건설청 17년 4개월로 가장 빨라 세종시 평균 17.6년… 전남은 28.3년 걸려

전 세계 맥주 노원으로…여름밤 낭만에 젖는다

통계청 발표 ‘2020 고령자 통계’ 분석

공무원 영어선생님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노가다(막노동) 하다 워낙 품삯을 많이 떼여 월급 꼬박꼬박 받고 싶어 공무원이 됐습니다.”

‘국가와 민족에 봉사하기 위해 공무원이 됐다.’는 입에 발린 소리를 늘어놓는 여느 공무원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괴짜 공무원은 공부가 싫어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독학으로 석사 학위까지 받았으며, 지금은 남을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제자’는 내로라하는 부처들의 공무원들이다.

주인공은 법제처 법제정보협력담당관실 박병태(50) 서기관이다.

공부 싫어서 초등학교만 졸업

박 서기관은 “고향인 경북 포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공부가 싫어 무작정 대구로 갔다.”면서 “철공소에서 쇠 깎는 일이 오히려 적성에 맞았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1976년과 1977년에 각각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했다.‘공부에 한이 맺혔던 게 아니냐.’는 물음에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주변에서 사관학교는 학비가 없으니 시험이라도 보라고 권유해 검정고시를 준비한 것일 뿐”이라며 멋쩍어했다.

1977∼1979년 병역 의무를 마치고 고향을 찾았다. 하지만 공부는 여전히 관심 밖이었다. 두번째 선택한 직업은 막노동이었다.

그러다가 방향을 틀었다.1990년 7급 공채시험에 합격, 늦깎이 공무원이 됐다.“1985년에 결혼까지 했는데, 품삯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너무 많아 공무원시험을 보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1997년에는 독학으로 학사(법학) 학위도 받았다. 그는 “아내가 ‘공무원은 국비 유학도 많이 가는데, 당신은 뭐냐.’는 핀잔을 한 게 계기”라면서 “유학을 가려면 학사 학위가 있어야 된다고 해서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2000년 유학길에 올라 2년 뒤 미국 시라큐스대학 맥스웰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제도권 교육으로 다시 돌아오는 데 40여년이 걸린 셈이다.

유학 생활은 그의 삶을 바꿔놨다. 미국 현지에서 한국인에게는 영어를, 미국인에게는 한국어를 지도했다. 귀국해서는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영어회화학습법, 진단과 처방’,‘8시간 6일이면 영어회화 정복한다’ 등 영어 관련 책까지 펴냈다.

영어책 발간… 토익·텝스 강의

지난해부터는 법제처·교육인적자원부·행정자치부·국회사무처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토익·토플·텝스 등 영어시험 특강도 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유학에 앞서 토플시험만 한 번 봤을 뿐, 토익이나 텝스는 응시조차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영어의 기본체계를 이해하기 위해 해부학까지 공부했다.”면서 “해부학적 관점에서는 영어교육을 어릴 때부터 장기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어와 영어처럼 언어체계가 다를 때는 모국어를 익힌 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영어에 대한 열정은 업무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교육부가 추진한 ‘글로벌시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영어교육 혁신방안’이라는 연구용역에도 참여했다. 현재 입법 추진 중인 ‘영어교육진흥법’ 작성을 주도한 이도 바로 박 서기관이다. 법안에는 ▲균형 있는 말하기·듣기·쓰기·읽기 교육 ▲토익·토플을 대체할 자체 영어인증시험 개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7-3-2 0:0:0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블로그

Leaders Today

강남 ‘교육취약 학생’이 달라졌어요

맞춤형 수업 통해 교육격차 해소 정서 회복·진로 탐색 ‘통합 지원’

학교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영등포

초중고 21곳 대상 소통 간담회 학부모 제안, 실제 정책에 반영

공사현장 외국인 안전교육 ‘척척’…QR코드로 언어

정원오 구청장 다국어시스템 점검

광진, 사망 참전유공자 배우자도 복지수당

이달부터 매월 7만원씩 지급 보훈예우수당 수급자는 제외

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