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 황연동 솔안마을.40여가구 92명이 모여 사는 솔안마을 주민들은 반경 300m 이내의 마을 곳곳이 꺼져 내려앉아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해 4월 이후 지금까지 5곳이 함몰됐다. 이달 들어서만 3곳이나 땅이 꺼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반 침하는 지난해 4월 마을의 식수 겸 농업용수로 사용하던 마을연못 험년천(일명 금계연못) 물이 땅속으로 감쪽같이 사라지고 연못 바닥이 10m쯤 꺼지면서 시작됐다. 이어 5월에는 인근 가스충전소 옆 지반이 1m쯤 침하돼 하천수가 지하로 스며들고 비닐하우스가 내려앉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또 올 3월 들어 마을을 흐르는 통골천 지반이 내려앉은 것을 시작으로 9일과 14일 잇따라 솔안가든 인근 지반이 내려앉아 커다란 웅덩이가 생기는 지반 함몰현상이 발생했다.
이같은 지반 침하에 대해 마을 주민들은 “마을 아래를 관통하고 있는 동백산∼도계간 영동선 철로이설 터널공사가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솔안마을은 한국철도안전시설공단이 지난 2001년부터 공사 중인 동백산∼도계간 영동선 철로이설 공사의 지하터널이 마을 한복판으로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처음 함몰현상이 발생한 험년천은 지하터널의 바로 상부에 위치하고 있다. 또 그동안 발생한 5번의 함몰 현상은 험년천을 중심으로 반경 300m 이내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발생한 3번의 함몰 지역과 험년천이 동일 선상에 위치해 주민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솔안마을 장국현 통장은 “조용한 밤에는 마을 지하에서 공사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면서 “함몰 원인이 철도시설공단이 주장하는 것처럼 석회암지대라면 터널공사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이주대책 강구 ▲정밀 안전진단 실시 ▲공사 중단 ▲영구적인 안전대책 ▲고갈된 농업용수 대책 ▲재난안전지역 지정 등의 요구사항을 철도안전시설공단과 시공사측에 제시하며 반발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처음에는 석회암지대여서 마을 지반이 함몰되고 있다고 주장하던 철도시설공사 측이 최근 설명회를 열고 뒤늦게 주민들과 함께 안전진단에 나서겠다고 약속하고 나섰다. 올 들어 지반 함몰현상이 더 잦아지자 태백시도 안전대책을 논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시공을 책임지고 있는 건설사측은 “주민들이 선정한 정밀 안전진단업체의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공사와 주민이주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