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남도에 따르면 2000년 여수시를 시작으로 나주·곡성군 등이 ‘고향사랑 상품권’을 도입했다. 담양군은 8월쯤 상품권 발행 및 유통을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2000년 도내에서는 가장 먼저 ‘미항여수 상품권’을 발행한 여수시는 올해까지 122억원어치를 팔았다.
2001년부터 ‘곡성심청 상품권’의 판매에 들어간 곡성군은 22억 5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고, 올 2월부터 ‘나주사랑 상품권’을 발행한 나주시는 올해 10억원의 판매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까지 1억 7000만원어치를 팔았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상품권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상품권을 이용한 지역 특산품 구매 등은 원활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상품권 구매자에게 특별한 인센티브가 없고, 상인들 역시 환전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등의 불편 때문에 상품권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권 구입시 할인율 1%가 전부인 혜택은 일반 유통업체의 마일리지제나 적립금 지급 카드에 비해 경쟁력이 뒤진다.
이 때문에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일부러 상품권을 구매하는 주민들은 거의 없고, 공무원과 해당 지역의 기업체 직원만 일부 상품권을 구입한다.
거꾸로 상인들은 환전시 부담해야 하는 1%의 수수료 때문에 이를 기피하고 있다. 신용카드를 안 받고 현금영수증도 제대로 발행하지 않는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지자체 발행 상품권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결국 여수시는 2005년부터 상품권 발행을 중단했다.
여수 중앙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58·여)씨는 “가끔씩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하러 오는 손님이 있지만 환전의 번거로움 때문에 거절했다.”며 “주변 가게들도 아무런 혜택도 없는 상품권 거래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상품권을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