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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너무 늦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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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늦깎이 부부 29쌍 결혼식 서울광장서 ‘별별 가족문화 축제’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지난 2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별별 가족문화축제’의 ‘희망결혼식장’. 회색 턱시도를 입은 신랑 박덕영(47·서울 용산구 갈월동)씨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내 엘리자베스 파카니아(45·필리핀)의 손을 잡고 눈물을 훔쳤다.

박덕영씨와 아내 엘리자베스 파카니아가 결혼 10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열린 희망결혼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시 제공


파카니아는 10년 전인 1998년 겨울 남편 박씨를 만나기 위해 춥고 낯선 한국땅으로 왔다. 그동안 아들 둘을 낳았지만 어렵고 고단한 삶에 변변한 결혼식조차 올리지 못했다.

박씨는 “아내와 10년을 살면서 가슴 한 구석에 항상 미안함이 자리했다.”면서 “별별 가족문화축제 덕분에 아내의 소원을 풀고 마음의 짐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합동결혼식에는 필리핀, 엘살바도르, 일본 등에서 온 결혼 이민자 21쌍과 가정 형편 등으로 자녀를 두고도 최고 17년 동안 결혼식을 못 올린 8쌍 등 29쌍의 결혼식이 있었다. 강지원 변호사와 여성학자 박혜란씨가 공동 주례를 서고 서울시 홍보대사인 황현정 아나운서가 사회를 봤다. 별별 가족문화축제에선 합동결혼식 외에 가족 모두 자원봉사를 하는 가정, 입양으로 새로운 가정의 모델을 만들어 가는 가정, 주변의 칭찬을 받는 결혼 이민자 부부 등 15가정이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08-5-26 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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