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겨우 13척의 전선으로 일본 함대를 맞이했다. 오후가 되자 좁은 해협의 물살이 거꾸로 바뀌었다. 조선 수군의 공격선에서 보면 순방향이다.
빠른 물살에 뒤엉킨 일본 전함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순신은 총공격을 명령했다. 판옥선으로 부딪치고 함포로 집중 공격했다. 적선은 불타고 부서졌다. 적장이 사로잡힌 뒤 참수되자 적들은 퇴각을 시작했다. 조선수군이 뒤따라가며 이들을 전멸시켰다. 전라도를 통해 내륙 침략을 시도했던 일본의 야욕이 좌절된 순간이었다.
정유재란 때 울돌목 바다에서 왜군을 대파했던 승리가 400여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명량대첩축제’를 통해 재현된다.
전남도는 16일 “다음달 11∼14일 전남 해남 우수영과 진도 벽파진 사이 울돌목 일대에서 ‘평화와 상생’을 주제로 ‘명량대첩축제’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 축제를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충무공 이순신 관련 축제들과 차별화시켜 한국의 대표 축제로 육성하기로 했다.
도는 축제기간 100여척의 선박을 동원, 명량대첩의 실제 해상전투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봉화와 4㎞에 이르는 대형 강강술래 등 야외 무대공연인 총체극도 이어진다.
이번 축제 때는 거북선 모양의 크루즈 유람선인 ‘울돌목 거북선’이 독도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울돌목에 등장한다. 명량해전 당시 바다를 누볐던 판옥선과 안택선을 재현한 배들도 모습을 드러낸다.
또 배를 타면서 울돌목의 빠른 물살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일본과 중국의 관광객들도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백의종군 랠리’ ‘1만명 삼도수군통제사 입성식’ ‘명량 21품 마당놀이’ ‘국제 굿 페스티벌’ 등도 준비했다.
도는 명량대첩축제 때 펼쳐지는 대형 총체극을 관광상품으로 개발, 상설 공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08-9-17 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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