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5월 한강 이남을 동서로 관통하는 지하철9호선을 개통한다고 27일 밝혔다.
개통 구간은 개화역~신논현역 구간 25개 정거장이다. 지하철9호선 37개 정거장 가운데 1단계 구간(25.5㎞)이 먼저 개통되는 것이다. 2013년 신논현~종합운동장 2단계 구간(정거장 5곳)이, 2015년 종합운동장~방이동 구간(정거장 7곳)이 개통될 예정이다. 9호선의 상징색은 ‘골드(금색)’로 정해졌다.
●9개 정거장만 정차… 시간 40% 단축
지하철9호선은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첫 지하철로 기존의 지하철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급행 열차가 도입된다. 정거장마다 정차하는 일반 열차와 달리 25개 정거장 가운데 9곳에만 정차한다. 평균 속도는 45.5㎞/h로 일반 ‘완행 열차’(31.9㎞/h)보다 42%가량 빠르다. 개화역~신논현역 25개 구간을 30분에 주파한다. 반면 완행 열차는 50분 정도 걸린다.
운영시스템도 색다르다. 역장과 역무실, 매표소, 현업사무소, 숙직근무가 없는 ‘5무(無)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종합사령실에서 모든 정거장을 원격으로 제어·감시할 수 있다. 역무원이 정거장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는 순회 근무체계도 도입된다.
하지만 민자로 짓다 보니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이다. 매표소가 없는 대신 정거장 편의점에서 카드 충전과 판매가 이뤄진다. 승강장에 유명 커피점과 화장품 판매점, 이동통신 대리점 등이 입주해 기존 지하철과 다른 역내 풍경을 만든다. 운영 인력도 대폭 줄어든다. ㎞당 운영 인력이 20명 안팎이다.
요금도 논란이다. 서울시는 9호선의 기본 요금을 다른 노선과 같은 90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정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자가 1300원 이상을 요구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민자 3조 4954억원이 투입된 지하철9호선의 운영권은 로템컨소시엄이 30년간 행사한다. 소유권은 서울시가 갖고 있다.
●갤러리·어린이 전용 화장실 등 설치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모든 역사에 안전문(스크린도어)과 엘리베이터(98개), 에스컬레이터(448개) 등 승객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또 남성·여성용 변기비율이 기존 1대 1에서 1대 1.5로 확대되고, 어린이 전용화장실 8곳이 처음 도입된다. 특히 모든 정거장에는 어린이용 변기와 세면기를 갖췄다.
승강장에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공기정화기가 가동된다. 전동차의 바닥재와 의자 등은 불연성 재질로 만들어졌다. 키 작은 승객을 위해 손잡이 높이가 170㎝에서 160㎝로 낮아진다.
문화공간도 곳곳에 눈에 띈다. 소공연장 7곳과 전시공간 6곳, 갤러리 4곳, 인터넷카페 3곳, 휴게·출판·만남의 광장 13곳이 각각 들어선다. 또 공모를 통해 제작된 미술 장식품이 모든 역사에 설치된다. 이른바 ‘미술관 지하철역’으로 통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정거장을 본뜬 고속터미널역은 대형 아치형 구조체를 활용해 조형미를 살렸다. 흑석역은 역내에 나무와 연못, 휴게시설이 어우러진 생태공간이 조성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9-1-28 0: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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