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이에 앞서 중구 환경미화원 시험에 떨어져 허탈한 마음으로 ‘구청장이 직접 듣는 신문고’에 자신의 답답한 처지를 담은 편지를 썼었다. 중구의 ‘구청장이 직접 듣는 신문고’가 주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중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 새 ‘구청장 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33건. 이 가운데 23건이 처리가 완료됐고, 10건은 처리가 진행 중이다. 첫 번째로 접수된 민원은 산림동에 사는 김모씨가 접수한 보안등에 관한 것. 입정동 조선옥 골목이 어두워 보안등을 설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토목과는 이틀만에 100W짜리 보안등 1개를 새로 달았다.
30곳의 신문고 중 가장 많은 민원이 몰리는 곳은 신당3동 광명수산 앞에 설치된 신문고로 모두 7건이 접수됐다. 이어 광희동 사거리와 청구역 쉼터, 신당역 2번 출구의 신문고에 각각 3건씩 접수됐다.
내용별로는 청소 관련 민원이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택 관련 민원과 사회복지 관련 민원이 각각 4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주민생활지원과에는 긴급 구호를 요청하는 민원 3건이 접수돼 어려운 경제 사정을 보여줬다.
구청장 신문고의 특징은 이름 그대로 구청장만이 신문고를 열어볼 수 있다. 정동일 구청장이 매일 지역을 직접 돌면서 수시로 열어본다. 내용물을 취합해 직원의 검토가 필요하면 해당 부서에 내용을 보내고, 해당 부서장은 그 결과를 구청장에게 직접 보고해야 한다. 결과 통보도 색다르다. 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구청장실에서 편지 형식으로 보낸다.
정 구청장은 “구청 방문이나 전화, 인터넷, 명예민원 상담실, 직소민원실 등 여러 민원 창구가 있지만 담당자와 해당부서 등의 검토를 거쳐 전달되다 보니 솔직한 여론을 수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신문고는 구청장이 직접 관리하는 민원 창구로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9-2-10 0:0: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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