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반기 확산방지 대책 분주… 검역소 설치·기간단축 등 고심
올가을 대형 국제행사를 줄줄이 앞둔 광주광역시가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는 행사를 앞두고 ‘대유행’ 단계에 이르면 이를 취소한다는 방침은 세웠으나 현재로선 예정대로 준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26일 광주시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광주디자인비엔날레(9월8일~11월4일)와 광주세계광엑스포(10월9일~11월5일), 광주김치축제(10월23일~11월1일) 등 3대 행사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광엑스포는 50여개국 200여만명의 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한 초대형 행사이다. 광엑스포 재단 관계자는 “정부가 신종플루 확산범위가 커질 경우 행사 중단을 요청할지도 모르지만 현재로선 예정된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은 그러나 행사 기간 관람객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신종플루 환자 검진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하는 등 자체 예방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환자 조기발견 열감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행사장에서 의심환자가 발견될 경우 거점병원으로 곧바로 후송 격리할 방침이다.
또 10개 독립 전시관(파빌리온)의 모든 출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관람객들에게 마스크를 쓰도록 유도한다.
학교 등 단체 입장권을 예매한 기관이나 단체가 불참하면 입장료를 전액 환불조치할 방침이다.
2년 전 한 달 동안 26만여명이 몰린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올해 세계광엑스포 기간과 겹쳐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행사기간을 48일로 늘렸다.
비엔날레 재단 역시 행사 기간 의심환자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행사장 출입구에 검역소를 설치하기로 하고 국립검역소 목포분원과 협의 중이다.
재단 관계자는 “내년엔 광주비엔날레를 치러야 하는 만큼 신종플루가 웬만큼 확산되더라도 이번 행사를 치를 수밖에 없다.”며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행사 기간을 2주일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치대축제도 비슷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기온이 내려가는 시기와 각종 행사가 겹치면서 신종플루 확산이 우려된다.”며 “그러나 여러 대책을 세우면서 행사 준비는 차분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광태 시장은 “신종플루로부터 광주는 그나마 안전한 지역이지만, 계속 확산될 경우 하반기에 예정된 각종 국제행사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09-8-27 0:0:0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