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기준으로 진정한 순환근무 이뤄
관악구는 지난 1일자로 실무자급에 대한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자 62명을 포함, 200여명을 전보 발령했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1995년 이후 구의 단일 인사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많아야 50~60명 정도인 자치구의 인사 규모를 감안할 때 상당한 ‘파격’이다.
구는 우선 지난 9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모든 업무 부서를 ▲선호부서 ▲기피부서 ▲일반부서 등 세 부류로 나눴다. 그 뒤 인사 대상자의 상황을 고려해 맞춤형 전보 기준을 제시,진정한 의미의 순환형 근무가 이뤄지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장기간 동주민센터에서 일한 근무자는 이번 인사에서 구청 업무를 맡게 했으며, 기피부서에서 격무에 시달리던 공무원은 선호부서로 전환 배치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인사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끼던 직원들을 배려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이번 대규모 인사는 그동안 인사비리 등으로 얼룩진 관악구 인사체계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런 치유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정기인사에 주요 직책에 대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직위공모제’와 ‘국별 추천제’도 도입했다. 스스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보직에 자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지원자들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 팀장급 주요 보직에 대한 적격자를 골라냈다. 책임행정을 강화하기 위해 국별로 원하는 인재를 추천받아 직접 데려올 수 있도록 국별추천제도 도입했다.
이명구 총무과장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이번 인사에 대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한 편”이라며 “우리 구가 처음 도입한 국별 드래프트제가 이른 시일내에 정착돼 공무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질적 인사비리 불식
사실 관악구가 프로 선수단의 선수 선발 시스템까지 벤치마킹해 가며 정기인사를 단행한 데는 그동안 인사비리로 얼룩진 자치구의 구태를 척결하겠다는 뼈를 깎는 각오가 담겨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1995년 7월 초부터 2005년 12월 말까지 지자제 1~3기 단체장 가운데 인사 관련 뇌물수수로 73건이 적발됐다. 단체장 10명 가운데 1명 정도는 뇌물을 받아 재판을 받았다는 뜻이다. 서울지역에서 올해에만 구청장 한 명이 구청장직을 내놓았고, 또 한 명은 직무 정지 상태에 놓여 있다.
이번 인사는 앞으로 어떠한 인사 비리도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박용래 구청장 권한대행이 직접 박은 ‘대못’인 셈이다. 박 권한대행은 “관악구에는 앞으로 어떠한 인사 관련 비리도 발생할 수 없게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라며 “공무원 인사가 바로 서야 지역 주민들이 행복해진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 아니겠냐.”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9-10-7 12: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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