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가족친화교육 10월까지 10회 운영
“나의 아들로 태어나서 고맙고, 요즘 한 번도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앞으로 더욱 사랑하도록 노력할게.”누가 누구에게 고백하는 사랑의 표현일까? 바로 아버지가 자녀에게 하는 말이다. 참 우리에게는 낯선 표현이다. 지금의 아내에게 몇십년 전인가 결혼을 약속하며 했던 이후에 잊고 지냈던 말이다.
바로 이런 아버지를 위한 ‘양천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이 인기다.
21일 서울 양천구에 따르면 건강가족지원센터에서 오는 10월까지 찾아가는 가족친화교육의 하나로 ‘아버지 교실’을 지역 어린이집에서 10회 열기로 했다.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비용도 무료다. 지난달 4·9일 파란들어린이집과 예뜰어린이집, 지난 16일 신정 4동 은혜어린이집에서 열렸다. 아버지 교실은 ‘낳으면 저절로 큰다.’고 생각하거나 주말이면 의자에 누워 리모컨을 돌리는 가장을 위한 올바른 가족생활 방법을 가르쳐 준다. 아버지 교육으로 진행되는 과정이지만 부모역할을 주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함께 참석해도 된다.
교육은 강사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먼저 가족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잘못을 덮어 주고 끝없는 사랑과 용기를 주는 사람들’ ‘벌거벗은 상태에서도 창피하거나 쑥스럽지 않은 집단’…. 한 번도 ‘가족’이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았던 어버지들이 반성하는 시간이다.
또 자녀들의 본보기인 부부간의 대화법을 가르쳐 준다. 비난하거나 지적하는 것이 아니고 확인하고 공감하고 아내의 숨은 뜻을 파악해 ‘위로’하는 대화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자녀를 대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해 주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라.’고 조언한다. 이렇게 짧지만 1시간30분 동안 가정에서 가장의 역할을 배우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16일 교육에 참석한 이준희(39·신정동)씨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었는데 오늘 많은 것을 배우고 반성했다.”면서 “우리들이 자라던 시대와 전혀 다른 사회적 환경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21일에는 신월동 세진어린이집, 28일에는 신월5동 SOS어린이집에서 열리고 9월에는 한아름어린이집, 10월에는 신나는 어린이집 등에서 열린다. 나머지 3번은 아직 미정이다.
최미순 양천구 가정지원센터 상담 담당은 “행복하고 현명하게 부모역할을 해야 자녀들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면서 “많은 아버지들이 아버지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다양한 가족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문의는 건강가정지원센터(02-2065-3400)로 하면 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0-07-22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