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금 운용 놓고 유족간 갈등… 18일 두 단체 각각 행사
18일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가 난 지 9년째가 되는 날이다. 희생자 추모식이 올해부터는 완전히 따로따로 열릴 예정이다. 추모 정신이 강해서가 아니다. 국민성금 사용 문제로 희생자대책위원회가 쪼개졌기 때문이다.대구시는 16일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18일 두 차례 열린다고 밝혔다.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위원장 윤석기·47)가 주최하는 9주기 희생자 추모식은 오전 9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대구지하철화재참사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성찬·55)는 대구 중구 만경관에서 같은 시간에 독자적으로 추모식을 연다.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는 참사 직후 결성됐다. 대구지하철화재참사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7월 1일 만들어졌다.
대책위가 쪼개진 것은 국민성금 운용을 둘러싼 유가족 간 갈등 때문이다. 지하철 사고 당시 668억원의 국민성금이 답지했다. 현재 남은 돈은 91억원. 나머지는 특별위로금 등으로 사용됐다.
갈등은 지난해 하반기 희생자대책위원회에서 이 돈으로 안전문화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히면서 증폭됐다. 희생자대책위원회는 윤석기 회장을 상임이사로 해 행정안전부에 재단설립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승인은 나지 않았다. 윤 회장의 상임이사 취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셌기 때문이다. 이석도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당시 윤 위원장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현재 두 단체는 서로 많은 유족들이 가입해 있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는 유가족 단체들에 대해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으며 국민들의 성금은 그 용도에 맞게 사용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정신지체장애인이 휘발유에 불을 붙이면서 발생해 모두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쳤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12-02-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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