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인 A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결의에 따라 총파업 참가를 위해 소속 기관장에게 연가 신청을 하였으나 소속 기관장이 연가 신청을 불허하였다. A는 총파업 참가를 위해 직장을 결근했고, 이에 A에 대해 무단직장이탈행위를 이유로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A는 위 징계 처분에 불복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①A는 연가 신청을 했고 학교장이 이를 허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무단이탈에 해당하는가, ②공무원이 가지는 노동3권의 행사를 이유로 징계를 하는 것이 가능한가, ③공무원에 대한 징계 양정이 적법하였는가에 대해 다뤄졌다.
먼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는 법정 연가 일수가 보장돼 있고 그 범위 내에서 연가 신청을 하면 행정기관의 장은 특별한 지장이 없는 한 이를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문언의 규정상 기관장의 연가 신청에 대한 허가는 재량이 없거나 재량이 축소돼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에서는 일관되게 소속 행정기관 장의 허가가 있기 전에 근무지를 이탈한 행위는 연가 신청을 했다고 하더라도 ‘근무지의 무단이탈’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대판 96누2521판결).
공무원도 헌법상 규정된 노동3권 중에서 단결권, 단체조직권은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1항에서는 공무원의 집단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대판 90다8916판결 등에서 이를 합헌으로 보고 있다.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한 법률에 대해서 위헌 여부가 지금도 논의되고는 있으나 공무원에게 단체행동권은 여전히 그의 권리 밖에 있는 것이다.(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부 공무원들은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노동운동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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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원은 공무원의 집단적 행위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시장의 사택을 방문한 노동조합 시지부 사무국장에게 집단행위 금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파면을 한 것을 정당하다고 보거나(대판 2006두16786판결), 연가 신청을 냈으나 불허받고도 전국기관차협의회의 투쟁활동에 동조한 자에 대한 파면을 정당하다고 보기도 했고(대판96누2521판결), 전교조 교사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를 개최한 경우 형사판결에서 유죄를 선고하기도 하였다(대판 2010도6388판결).
공무원에 대해 집단행동을 금지시키고 복종의무, 직무전념의무, 정치적 중립의무 등을 공무원의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보다 우선하여 두는 것은 타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위반 행위에 대한 징계 중 최고 수위인 파면 처분이 과연 정당한가.
지금까지 대법원 판결들은 대체로 파면이 정당하다고 보고 있으나 해임이나 정직 등으로도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노동3권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점 등을 고려하면 징계 양정에 대해서는 법원이 달리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2013-04-25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