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공천 번복으로 ‘거짓말정치’ 효과반감…대체재 모색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無)공천 공약을 번복한 뒤 6·4 지방선거를 어떤 구도로 치러야 할지 고심에 빠졌다.그 저변에는 새누리당의 정치를 ‘구태’로 몰아붙이는 대신, 새정치연합의 정치를 ‘새정치’로 부각해 박근혜정부를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기초공천을 하는 쪽으로 당론을 전격 번복하면서 이 같은 틀은 일순간에 어그러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초선거 공천으로 선회한 이상 ‘거짓 대 약속’의 구도로 계속 갈 수는 없다”며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새정치연합은 과거 전국 선거의 단골메뉴였던 ‘정권심판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인기가 60%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데다가 새누리당까지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반면에 새정치연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정권심판론의 실효성과 파괴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1일 발표된 한국갤럽 정당지지도 조사(표본오차 ±2.8%포인트, 95% 신뢰수준)에서 새누리당은 연중 최고점인 44%를 찍은 반면, 새정치연합은 26%로 전주 보다 더 떨어지면서 격차는 최대치로 벌어졌다.
따라서 정치적 담론보다는 ‘민생정치’를 앞세워 유권자에게 다가서고, 집권여당의 민생 분야 공약 파기를 내세워 차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생중심주의 노선이라는 핵심 개념을 갖고 여러 공약과 정책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 일관성은 유지될 것”이라면서 “여권의 민생 관련 각종 공약 파기에 대한 ‘거짓말’ 논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런 맥락에서 기초연금 공약 후퇴, 경제민주화 소멸, 전·월세난 등에 초점을 맞춰 정부의 ‘실정’을 파고드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1일 선대위 회의에서 “6·4 지방선거에서 국민 속으로 파고들기 위해서는 복지대전을 펼쳐야 한다”면서 “50여일간 속도전으로 복지대전을 부지런히 치르면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해주리라 기대한다”며 ‘제2의 몽골기병론’을 제기했다.
다만 이들 정책의 경우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더라도 ‘결정적 한 방’으로선 부족하다는 점에 새정치연합의 고민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