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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시정 권고 묵살당하는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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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내 이행계획 회신’ 규정 권고받은 기관 23%가 어겨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정책이나 관행 등을 개선하라고 시정 권고를 받은 기관 5곳 중 1곳 이상이 ‘90일 이내에 이행계획을 회신해야 한다’는 인권위법 규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인권위에 따르면 2012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인권위 권고를 받은 기관 758곳 중 142곳은 90일을 넘겨 권고 이행계획을 회신했고, 35곳은 90일이 지났는데도 아예 회신을 하지 않는 등 모두 177곳(23.3%)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규정대로 90일 내 통지한 곳은 519곳(68.5%)이었고, 나머지 62곳(8.2%)은 답이 없긴 하지만 권고 결정 통보를 받은 뒤 아직 90일이 지나지 않았다.

인권위법에는 ‘권고받은 기관장은 90일 안에 이행계획을 인권위에 통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인권위는 권고 이행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2012년 법 개정을 통해 권고 회신 기간을 90일로 못 박았다. 하지만 권고받은 기관이 정해진 기간 내 이행계획을 알려 주지 않아도 불이익을 줄 근거가 없어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특히 기한을 지키지 않는 것을 넘어 권고를 듣고 수년 동안 아예 답변을 하지 않은 건 사실상 인권위 권고를 묵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인권위는 2012년 5월 직권조사를 거쳐 과도한 수갑 사용은 헌법상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고 관련 제도 개선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그러나 경찰청은 2년 넘게 묵묵부답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정부 기관보다 장애시설 등이 권고를 어떻게 이행할지 회신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면서 “강제할 방법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4-09-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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