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요청 재원 편성 ‘0’ 지원 한계
정부가 지정한 ‘교육국제화특구’가 3년이 되도록 실적이 없어 특구 양산의 부메랑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사업 첫해인 2013년 교육부는 전국 5개 교육국제화특구의 사업비 118억 9000만원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으나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올해 예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5개 특구에 한 곳당 2억원씩 지원됐지만 교육특구 개별 사업이 아닌 정책연구에만 쓸 수 있는 예산이다. 쥐꼬리만 한 지원마저 단서가 달려 지자체의 손발을 묶은 격이 됐다. 지자체들은 이 돈으로 지난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사업이 한창이어야 할 3년차에 정책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교육특구 5년 사업비가 인천 연수구 319억원, 서구·계양구 208억원, 대구 북구 275억원, 달서구 226억원, 전남 여수시 20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태도는 사업을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고 지원이 없다 보니 지자체는 지방비를 매칭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복지예산 증가 등으로 정부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도 손을 놓은 마당에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자체가 적극 나설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국제화 교육이 자유로운 글로벌 교육 메카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거창한 선언과 ‘교육특구 선포식’을 잇달아 연 지자체들의 맞장구가 우스워지는 모양새가 됐다.
권경주 건양대 교수는 “처음부터 개념이 모호한 사업이었다”며 “모두 ‘국제화’를 외치니까 곳간이 빈 정부까지 나서 페이퍼워크를 했다가 곧바로 꼬리를 내린 코미디성 전시행정”이라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5-04-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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