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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7년 방치된 ‘쓰레기 건물’ 정비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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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노른자위 땅에 저렇게 쓰레기가 가득 쌓인 건물이 있어요. 건물 가격만 30억원이 넘는데….”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골목을 걷고 있던 손정식(45·사당1동)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라는 서초구 방배동 3층 상가 건물의 입구뿐 아니라 부서진 창문 사이로 보이는 건물 안까지 쓰레기가 가득했다. 쓰레기가 뿜어내는 악취에 코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또 파리 등 각종 벌레도 가득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쓰레기 건물’이라고 불린다며 “몇 년째 구청에 민원에 넣어도 집주인 할머니가 꼼짝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지나가던 주민이 한마디 거들었다.

16일 서초구에 따르면 이 건물이 고요한 주택가의 골칫거리로 등장하게 된 것은 2009년부터다. 건물주인 80대 할머니는 그쯤부터 하나둘씩 쓰레기를 건물에 쌓기 시작했다. 쓰레기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불어나자 1층에 세들었던 건강원 등 모든 세입자가 떠나면서 폐건물로 변해버렸다. 이렇게 7년 동안 매일 폐휴지와 타이어, 의류, 버려진 냄비 등을 하나둘씩 쌓이면서 이제 건물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인 것이다.

할머니가 쓰레기에 왜 그토록 집착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저장강박증(어떤 물건이든지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계속 저장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행동장애)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건물 소유자인 할머니의 자녀는 대학교수와 학원 강사 등 소위 오피니언 리더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할머니뿐 아니라 가족 명의로 건물 몇 채가 더 있다고 주변 부동산업자들이 귀띔했다. 현재 할머니는 상가건물 주변에 살면서 할아버지 병간호를 하고 있다고 이웃 주민이 말했다.

서초구는 관련 법에 따라 쓰레기를 강제 정비하기로 했다. 할머니에게 17일 오전 10시까지 쓰레기 치우지 않으면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통보했다. 할머니는 구가 행정처분을 통보하자 ‘스스로 치우겠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17일까지 정리되지 않으면 경찰관 입회 하에 청소행정과 모든 직원과 환경미화원 20명, 동 주민센터 청소 도우미 5명을 쓰레기 수거작전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5-07-1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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