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광역시 문화형평성 논란
대전·울산 광역시도 시설 전무인천, 구역상 수도권 인식 탓 공공기관 이전도 전국 최하위
인천을 비롯한 대전·울산 등 광역시에 국립 문화시설이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립 문화시설은 전국에 57개가 있다. 이 가운데 서울이 24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기·충남이 각각 5개로 뒤를 잇는다. 부산 2개, 광주 2개, 대구 1개 등이다. 서울이 전체 국립 문화시설의 42%를 차지한 반면, 6개 광역시는 모두 합쳐도 서울시의 20.8%에 불과했다. 특히 국립 예술학교 5곳은 모두 서울에 있다.
이 같은 기현상은 지방 주민들이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최모(47·인천 동춘동)씨는 “서울과 붙어 있다시피 한 인천에 국립 문화시설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문화적 차별을 받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인천은 2020년에나 국립문화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지난해 7월 송도국제도시에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유치했다.
인천의 공공기관(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수도 전국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6년 공공기관 현황’을 보면 인천에 자리한 공공기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환경공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항공안전기술원, 인천항보안공사 등 6개뿐이다. 전국에 산재한 공공기관 323개의 1.8%에 불과하다. 지역 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 공공기관의 지방 배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인천은 수도권이란 이유로 소외되는 실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은 우리나라 관문임에도 국가의 정책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규제 등에 있어서는 수도권의 그늘을 적용받는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6-03-15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