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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수 명예기자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장) |
마침내 기업들이 벤젠 저감 조치에 동참했다. 대신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민관이 공동으로 벤젠 초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벤젠오염분포도를 작성하고 누출 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벤젠 배출을 줄이는 시설 개선 투자를 시작했다. 벤젠 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전문 교육도 병행 추진됐다. 그동안 경쟁 관계였던 기업을 동반자로 인식 전환했고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변화도 이뤄냈다.
6년 만에 울산의 벤젠 배출량이 기준치 이내로 줄었다. 지난 1월 측정 결과를 받았을 땐 수험생이 수능 점수를 받는 것 만큼이나 떨렸다. 지난 2월엔 울산에서 환경부 장관이 주재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울산의 저감 사례는 성과와 방법론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아시스’(OASIS)라는 말이 있다. 현장 중심의 문제해결 의지(On site solution), 문제해결 태도(Attitude), 소통과 공감(Sympathy), 투자 결정(Investment), 교류(Synergy) 등을 의미한다. 신뢰를 기반으로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논의하며 지역 현안을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국민은 쾌적한 환경을 요구한다. 규제만으로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관 협치가 필요한 이유다.
2018-12-19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