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행정] 재래시장 첫 돌봄시설 조성한 김미경 은평구청장
지난달 24일 서울 응암동 대림시장에선 까르륵거리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왔다. 시장 입구 왼편에 자리한 아이 돌봄 시설에서 피어나는 소리였다. 은평구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전국 최초로 시장에 조성한 ‘아이조아 돌봄 나눔터’는 생긴 지 4개월 만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재래시장을 찾고 싶어도 백화점, 대형마트 등과 견줘 아이와 함께 장보기가 불편해 꺼리던 주민들이 많았죠. 하지만 이제 전국 처음으로 시장에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시설이 생기니 시장을 찾는 주민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날 ‘아이조아 돌봄 나눔터’를 찾은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상인들의 표정이 밝아지는 걸 보니 시장의 변화가 체감된다”며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이날 시설에선 2~5세 아이 5명이 부모가 장을 보러 간 사이 돌봄 교사 2명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고 있었다.
연면적 31.05㎡로 1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연령대별 성장과 발달을 돕는 장난감과 동화책, 탈것 등이 짜임새 있게 마련됐다. 돌봄 교사 정영희(61)씨는 “한 번 아이들을 맡겨 본 어머니들은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거듭 찾아오시고 아이들도 집으로 돌아갈 때면 가기 싫어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조아 돌봄 나눔터에 대한 호평이 퍼지면서 이용 고객이 개소 직후인 지난 5월 40명에서 지난 7월 112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에서도 찾아와 좋은 시도라며 다른 자치구에 전파하겠다고 하고 타 자치구에서도 운영 상황을 물어보며 벤치마킹하려 한다”면서 “예산은 적지만 젊은 고객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효과가 있다”고 자평했다. 박민규 대림시장상인회 상무도 “올해 매출이 재작년보다 30% 넘게 올랐다. 구에서 최근 몇 년간 시장 환경을 개선해 주면서 이제 상인들 스스로 노력해 활로를 찾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9-08-05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