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이국종 교수 갈등 때문인 듯
소방헬기로 대체하면 구명조치 늦어져매년 수십억 지원한 道, 대책 마련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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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연합뉴스 |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이 응급의료전용 ‘닥터헬기’ 탑승 거부로 이날부터 운항을 재개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닥터헬기는 보건복지부 지침상 의료진 없이 운항할 수 없다. 도는 센터 측으로부터 “현재의 인력으로 의료진이 닥터헬기에 탑승해 띄우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병원 측과 인력 증원 문제로 갈등을 빚다 최근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이국종 교수의 뜻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는 그동안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섰으나 운항 재개가 어려워지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도는 2016년 아주대병원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가 개설될 때 총 200억원을 쾌척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매년 닥터헬기 운영비(헬기 임대료) 70억원의 30%인 21억원과 외상체계지원단 운영비 6억원도 도비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일 독도 헬기 추락사건 이후 동종 헬기에 대한 기체 점검을 이유로 운항을 중단했던 닥터헬기는 지난 15일 복지부로부터 운항 재개 승인을 받았지만 병원 측과 이 교수 간 갈등으로 운영 재개는 난망한 상태다.
도는 소방헬기가 있어 응급환자 이송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의사가 헬기에 탑승하지 않을 경우 구명 조치가 늦어져 소생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는 닥터헬기 운항이 중단된 지난해 11월부터 소방헬기 3대를 대체 투입해 운용 중인데 같은 달 헬기가 환자를 실어 날른 10건 중 의료진이 탑승한 건 5건에 그쳤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10건의 이송 중 의료진이 탑승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도 관계자는 “닥터헬기 및 센터운영 등에 적지 않은 도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다”면서 “외부 보건의료 전문가가 포함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권역외상센터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20-01-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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