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코로나에 5일장 93곳 휴장 조치
기간 길어지자 상인들 조속 개장 요구“마트 그대로 두고 우리 생존권만 위협”
경산·창원 재개장… “시기상조” 지적도
지자체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5일장 휴장 조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 상인회가 대형 마트 영업은 허용하면서 5일장만 막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울산 울주군 5일장이 열리는 언양알프스시장에 휴장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언양알프스시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휴장을 계속하기로 했다. 울산 뉴스1 |
지자체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5일장 휴장 조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 상인회가 대형 마트 영업은 허용하면서 5일장만 막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 마스크를 쓴 소비자들로 붐비는 대형 마트의 모습.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하지만 5일장 휴장 기간이 2주가 넘으면서 각 상인회가 해당 자치단체에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조속한 재개장을 요구하고 있다. 상인회들은 “자치단체들이 대형 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마트·메가마트) 영업은 그대로 둔 채 5일장 문만 닫도록 해 피해가 심각하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장 기간을 더 연장해야 한다며 상인회들을 만류해보지만 역부족이었다. 남재국 경산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재난 상황 시 5일장과 대형 마트를 통제할 행정명령권이 없다”면서 “자치단체가 주인인 공설시장의 경우 상인회 협조를 얻어 일시적 휴장은 가능하지만 장기 휴장을 강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경산시는 지난 7일부터 지역 5일장 공설시장 3곳(경산, 하양, 자인)의 운영 재개를 어쩔 수 없이 허용했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인 경산은 대구에 이어 코로나19 확진환자 수가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곳이다. 이날 0시 현재 확진환자는 498명이며,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5일장이 서면서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오가자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산의 한 시민은 “지난 9일 하양 5일 장날 시장 주차장이 가득 찼고, 사람들이 근래 보기 드물게 많이 몰렸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인 만큼 당분간 시장 문을 열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창원의 코로나19 확진환자는 20명이다. 이에 대해 경산시 관계자는 “인근 마트들이 다 문 여는데 전통시장만 영업을 못 하게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20-03-11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