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재차 채용공고 후 4개월만에 1명 배치
안양시, 보건소 소속 의료기술직 등 4명 역학조사관 지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0명대를 기록한 6일 서울 강남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대기자들이 검사접수 및 역학조사에 응하고 있다. 2020.12.6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지난 9월 5일 시행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 법률’에 따라 인구 10만명 이상 시군구에서는 1명 이상의 역학조사관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11월 기준 전국 226개 시군구 중 인구 10명 이상은 총 134곳이다. 하지만 법이 시행된지 3개월이 지나도록 11월 30일 기준 해당 지자체 중 56곳이 42%가 역학조사관을 채용하지 못했다.
경기도는 31개 지자체 중 인구 10만명 이상인 27곳이 1명 이상의 역학조사관을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법이 시행된 지난 9월 초까지만 해도 해당 시군 15곳이 한 명도 역학조사관을 채용하지 못했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일선 현장에서 감염경로 추정 등을 조사해 실질적인 방역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인력이지만 하는 일에 고되고 험해 선뜻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도 지원자가 없어 역학조사관 채용에 애를 먹는 지자체가 많은 실정이다. 인구 27만 군포시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구10명 이상 시군에 해당해 역학조사관을 1명 이상 배치해야 하지만 최근까지도 지역을 담당할 조사관을 채용하지 못했다. 지난 9월 시가 채용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군포시 관계자는“재차 채용공고를 내 3명이 지원했지만 그나마 1명은 면접시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공고를 낸 지 4개월이 지나 비로소 역학조사관 한 명을 채용할 수 있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과도한 업무에 비해 채용 조건이 까다롭고 처우가 좋지 않아 지원자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군포시 한 인터넷 카페에는 “왜 우리 시에는 역학조사관이 없어 도에서 역학조사를 하느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가화하는 상황에서 역학조사관의 임무가 막중한 만큼 채용기준 완화, 처우개선 등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