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영인본 전주에 기증
어진박물관에 봉안할 계획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숙부에게 죽임을 당한 조선 6대 임금 단종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이 조선 태조 어진과 함께 봉안된다.

강원 영월군은 28일 전북 전주시청에서 단종 어진을 전주시에 기증했다. 전주시는 단종 어진을 어진박물관에 영구 봉안할 계획이다. 어진박물관에는 태조를 비롯해 철종, 영조 어진이 봉안돼 있다. 양승동 영월군 문화예술팀장은 “단종 어진이 고조부이자 조선을 건국한 태조 어진 곁으로 가는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영월군이 가로 1.4m, 세로 2.1m 크기로 2020년 제작한 단종 어진은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용모 기록과 태조 어진, 세조 어진 초본 용안을 참조해 권우창 화백이 추사(追寫)로 그렸고,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가표준영정 100호로 지정받았다. 영월군이 이번에 기증한 단종 어진은 영인본(원본의 인쇄본)이고, 원본은 영월 단종역사관에 봉안돼 있다.

단종은 1452년 1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지만 15세에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영월 청령포로 유배돼 관풍헌에서 17세에 죽임을 당한 ‘비운의 왕’이다. 1698년(숙종 24년)에 이르러 왕으로 복위됐고, 묘호는 단종, 능호는 장릉이 됐다. 영월읍 영흥리에 있는 장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가운데 하나다. 영월군민들은 단종이 승하한 뒤부터 장릉 제례와 국장 재현 등의 행사를 가지며 단종을 기리고 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이번 기증을 통해 단종과 영월의 문화·역사가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