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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 대비하는 차기 주자들

홍준표 “대구시장 졸업 더 빨라져”
안철수 “내란특검법 반대는 안 돼”
오세훈 “개헌 논의 시작해야 할 때”
유승민 “치열하게 검증해 후보 내야”
한동훈, 친한계 재정비 작업 착수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이 ‘탄핵 대선’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조심스럽게 조기 대선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당심과 민심을 동시에 공략하는 고차방정식을 푸는 게 최대 과제다.

선수를 친 건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썼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 오면서도 줄곧 윤 대통령을 ‘정치 초짜’, ‘용병’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차별화 명분을 쌓아 왔다.

지난 16일 사퇴한 한동훈 전 대표 측은 일제히 홍 시장 공격에 나섰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은 “탄핵파를 징계하라더니 벌써 마음이 들떠 있는 노욕만 가득한 분”이라고 썼다. 친한계의 ‘홍준표 때리기’는 두 사람이 일찌감치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 당내 경선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전 대표는 곧 친한계 전열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 처리 과정에서 일부 핵심 인사가 이탈해 이를 추스르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채상병특검법과 윤 대통령 탄핵안 처리 과정에서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 온 안철수 의원의 선명성도 짙어졌다. 안 의원은 이날 “내란특검법에 반대하면 내란에 동조하는 정당으로 잘못 비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주장에 대해선 “만약에 탄핵이 인용된다면 범죄자 대통령 이후에 또다시 범죄자 대통령을 뽑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안정된 리더십’을 내세우는 동시에 ‘오세훈법’(정치자금법 개정안) 원작자로서 정치 개혁 의제를 공략하고 있다. 그는 “승자독식의 의회 폭거와 제왕적 대통령제를 허용하는 이른바 ‘87헌법체제’의 한계를 인정하고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친오’(친오세훈)계가 얼마나 될지도 관건이다.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대국민 메시지를 늘리고 있다. 그는 “우리 당의 변화와 보수 정치의 변화가 지금 제 역할”이라며 “한 치 앞을 모르는 지금은 보수를 재건하는 움직임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검증해 좋은 후보를 내놓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겁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2024-12-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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