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최초 공립·뉴미디어 특화 미술관, 서서울미

평균 27.9년… 부처별 최대 13년 11개월차 행복도시건설청 17년 4개월로 가장 빨라 세종시 평균 17.6년… 전남은 28.3년 걸려

금천구, 희망온돌 ‘역대 최대’ 21억 6000만

통계청 발표 ‘2020 고령자 통계’ 분석

강남구 교육경비 357억 편성… 서울 최고

통계청 발표 ‘2020 고령자 통계’ 분석

노원구, 노원교육플랫폼 진학아카데미 운영

공사 관계자들 “한밤 파쇄석 500t 운반” 스카이칠십이 “금시초문, 말도 안 된다” 인천공항공사 “사실 확인 땐 법적 조치”

[영화속 수능잡기] 84번가의 연인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책이 이어주는 우정

헬렌 한프의 소설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영화화한 것이 ‘84번가의 연인’이다. 뉴욕의 무명 여성작가 한프는 런던에 있는 마스크 서점의 광고를 보고 주문서를 띄운다. 출간된 지 오래돼 좀처럼 구하기가 힘든 책들을 꼼꼼히 찾아내는 서점 직원 도엘의 친절에 감동한 한프는 계속 주문을 띄우고,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서점 가족들을 위해 식료품을 보내주는 등 우정을 이어나간다.

영화는 한프와 도엘의 책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준다. 구하기 힘든 책을 구하는 사람의 절실함과 그 절실함을 이해하는 서점상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편지들로 영화는 채워진다. 하나의 책을 두 사람이 같이 읽을 때 두 사람이 공유하게 되는 마음의 공간, 그것이 이 책이 보여주는 두 사람의 우정이다. 그 우정의 공간 속에서 두 사람은 책을 통해 성장한다.

이덕무는 스스로를 간서치, 즉 책만 읽는 멍청이라고 했다. 동상에 걸려 손가락이 부어 피가 터지는 지경에도 책을 빌려달라는 편지를 써보냈다. 가난해 책 살 돈이 없어 늘 빌려 보았는데, 한 권 책을 읽으면 너무 기뻐 읽고, 중요한 부분을 베껴 놓았다. 이렇게 읽은 책이 수만권, 베낀 책만 수백 권이었다고 한다.

가난 속에서도 오직 책만 읽던 이덕무는 오랜 굶주림을 견딜 길 없어 책을 팔아 밥을 지어 배불리 먹고 친구인 유득공에게 달려가 사정을 말했더니 역시 가난뱅이 독서가였던 유득공이 그 자리에서 ‘좌씨전’을 팔아서 남은 돈으로 술을 받아 같이 마셨다고 한다. 가난 속에서도 책읽기의 기쁨을 놓을 수 없었던 이덕무와 유득공, 이 두 사람을 이어주었던 것도 책이었다. 두 사람의 정신을 키운 것도 책이었고, 두 사람의 우정을 키워준 것도 책이었다.

물질의 소비는 일회적인 만족에 그친다. 음료수는 한 번의 갈증을 해결하는 데 그친다. 그러나 책은 단 한번의 만족에 그치지 않는다. 책이나 영화와 같은 문화적 상품의 소비는 자아가 확대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왠지 내가 정신적으로 성장했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예전과는 달리 내 머릿속에 무언가 든 것이 생겼다는 느낌이 곧 성장의 느낌이다.

책을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수험생은 대학입학을 위해서 책을 볼 것이고, 낚시광은 고기를 잡기 위해 책을 볼 것이고, 법관은 판결을 위해 책을 볼 것이고, 교사는 가르치기 위해 책을 볼 것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책은 어떤 실용적 목적을 위해 읽힌다.

그러나 책을 읽음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없다 할지라도, 독서가 도리어 궁핍을 불러온다고 할지라도 책읽기 그 자체가 좋아서 하는 독서야말로 최상의 독서인지도 모른다. 실용적인 독서는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그 효용가치가 없어지지만 독서의 즐거움 그 자체를 추구하는 독서는 영원할 테니까 말이다. 그런 독서의 즐거움을 함께 할 친구를 내 옆에 두는 일이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데이비드 휴 존스 감독, 앤 밴크로프트, 앤서니 홉킨스 출연,1986년작

김보일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블로그

Leaders Today

강북 “올 4·19문화제, 문화콘텐츠 다양화”

‘2026 국민문화제 위원회’ 출범식 “민주주의 가치 일상 공유 축제로”

새봄 고품격 문화예술공연 성황…“계속 살고 싶은 송

‘신춘음악회’ 간 서강석 구청장

강서, 미취학 아동·초등생 독후 감상화 공모

구립도서관, 주제 도서 9권 선정 16일~5월 15일 교보문고서 접수

용산, 상권 위기 조기 포착… 급격 재편·붕괴 막는

‘젠트리피케이션 분석 체계’ 구축 위험 상권 임차·임대인 공존 모색

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