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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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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정전 대소동을 겪은 제주 도민들은 한국전력과 제주도가 ‘툭 하면 해저 송전케이블 탓’만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더구나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에서 2시간30분이나 전기가 끊긴 것은 전력 수급체계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일 한전 제주지사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하루평균 전력수요는 35만㎾ 정도로 이는 도내 3개 화력발전소가 55%를 공급하고 나머지 45%는 육지(해남∼제주 해저송전케이블)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절반에 가까운 전기를 공급하는 해저 송전케이블 2회선이 모두 차단되면서 발생했다. 육지에서의 전기공급이 갑자기 끊기자 수요를 이기지 못하는 과부하가 발생, 제주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도내 3개 발전소가 모두 연쇄적으로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이같은 정전사고는 지난 1997년 해저 송전케이블 개통이후 거의 연례 행사처럼 발생하고 있고, 지난해에도 15분정도 전 지역에 정전사고가 일어나 해저 송전케이블에 의존하는 전력수급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제주도는 2003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수급을 통한 LNG발전소 제주 건설을 정부에 건의해놓고 있으나 아직 답보상태다.LNG 인수기지를 제주에 건설(3700억원)하거나 통영∼제주간 LNG배관을 가설(4000억원)할 경우 막대한 투자비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구나 한전측이 독자적으로 2011년까지 해저 송전케이블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LNG발전소 건설이 중복투자라는 지적 등으로 흐지부지된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자체 에너지 수급능력을 갖춰야 대규모 정전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며 “한전이 해저 송전케이블 증설을 고집하고 있어 LNG발전소 건설계획이 답보상태”라고 말했다.

제주 전지역은 지난 1일 오전 10시36분쯤부터 오후 1시10분쯤까지 2시간30여분 동안 정전사태가 발생해 공항, 대형마트, 지하상가 등에서 혼잡이 빚어지고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 등이 잇따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2006-04-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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