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문화의 중심지인 홍익대 앞에서 그는 문화전도사, 문화지킴이로 통한다. 그의 집이자 작업실은 늘 열려 있다. 하루에도 수십명의 사람들이 오간다.26일 인터뷰를 하는 내내 함께 행사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 기획 자문을 구하는 사람들, 그저 그를 만나고 싶어 오는 사람들까지 쉴 새 없이 들락거렸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시간과 노하우를 이렇게 편하게 알리고, 나누는 거죠.”
실눈으로 웃는 이웃같이 편안한 외모의 류 감독이지만, 이력은 화려하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이면 홍대 앞을 들썩이게 하는 ‘클럽데이’가 그의 작품이다.
해외 문화원이 후원하는 ‘글로벌 언더그라운드 서울’, 일본 도쿄와 서울을 잇는 ‘도쿄 서울 드럼앤드베이스 커넥션’, 명동축제, 세계평화축전 등 굵직한 행사만도 50여개가 넘는다.
2003년부터 서울시의 가장 큰 축제인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연출감독을 해왔다.
28일부터 시작하는 이번 하이서울 페스티벌에선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월드DJ페스티벌’의 연출감독을 맡았다.
문화기획 분야에서 ‘잘 나가는’ 그는 일요일이면 소박한 야학교사가 된다.“홍대의 문화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이제 내가 배운 것을 다시 돌려줄 때라고 생각했죠.”
한달에 2∼3회 정도, 동사무소 강의실을 빌려 상상아카데미를 열기로 했다. 수강생 20여명과 문화 전반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며 상상하는 모든 것들을 나누는 자리다.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 40대 직장인까지 수강생들의 연령 스펙트럼도 넓다.
“나이에 따른 교육은 학교에서 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학교 밖에서는 나이를 뛰어넘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야 해요.”라는 류 감독은 “실제로 중3 학생이 가장 적극적”이라며 웃어보인다.
앞으로는 외부 강사도 초청할 계획이다. 외부 강사에게 주는 강의료는 홍대 근처에서 오픈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예술가들은 작품을 팔아서 좋고, 강사는 이후에 얼마의 가치로 뛸지 모르는 잠재된 예술작품을 소장하는 기회가 된다는 생각에서다.
“문화를 나누는 것을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 소통하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는 생각만 있으면 되는 거죠.”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07-4-27 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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