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과 회색, 파란색의 차가운 색이 주를 이루는 건물과 대조적으로 물고기는 부드러운 곡선에 금빛과 빨강 계열의 몸통을 가지고 있다.
색상의 화사함만으로도 차가운 주변 분위기에 생명감과 활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몸통에는 색색깔의 유리가 비늘처럼 모자이크돼 있다. 수천개의 반사점을 가지고 있는 유리조각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화려하게 빛을 분산시킨다.
해가 지고 나면 태양의 역할을 건네받은 가로등이 또 다른 빛의 프리즘을 만들어낸다.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 등에서 뿜어나오는 물줄기는 안쓰럽기보다 오히려 청량감을 준다. 보기만해도 즐거워지는 이 환경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작가의 손은 남아나질 않았다. 유리 조각을 자르고 붙이는 과정에서 손을 베이는 것은 다반사였다. 아름다운 유리공예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사용한 연장은 전기톱에 드릴, 콤프레셔….
‘중노동’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과정은 험난했다. 이렇게 태어난 작품은 만인에게 즐거움을 준다. 물고기는 여의도 지역 직장인들에게는 만남의 장소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즐겨 등장하는 배경으로 활용되며 공공미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작가는 국비유학을 떠난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건너가 집안일, 육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건축미술과 유리공예를 배웠다.
작가의 후속 작품이 궁금하다면 성공회 대성전과 소성전의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의 전당 벽화를 관람하기를 권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07-9-5 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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