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허우범 홍보팀장 56곳 답사 기행집 화제
대학 교직원이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를 한국인의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한 책을 펴내 주목받고 있다.인하대 허우범(48) 홍보팀장이 삼국지의 역사적 배경이 된 중국 56개 지역을 답사한 뒤 펴낸 ‘삼국지 기행’.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비전문가의 전문성이 빛나는 탁월한 삼국지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흔히 삼국지에 나오는 얘기 가운데 일곱은 사실이고 셋은 거짓(七實三虛)이라고 하는데 제가 조사한 바로는 그 반대였어요. 대부분이 허구라는 것이지요.”
삼국지의 역사적 현장을 구석구석 누빈 허 팀장의 폭로(?)이기에 간단치 않은 무게감으로 다가선다.
그는 책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흔적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휴가와 연휴를 이용해 8년간 20차례에 걸쳐 중국을 다녀왔다. 도원결의의 무대가 된 장비의 고향 줘저우(탁주), 조조가 천하를 호령한 쉬창(허창) 등 삼국지와 관련된 유적이 있는 곳을 모두 답사했다. 한때 인하대에 국내 유일의 ‘삼국지연구소’가 있었던 것도 그의 분석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그의 오랜 연구결과 삼국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허구투성이였다.
허 팀장은 “삼국지에 대한 우리의 친숙함이 맹신과 편향, 오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삼국지에는 중화주의가 깊게 배어 있으며, 지금은 중국이 과거의 영화를 되찾는 데 필요한 문화 콘텐츠로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삼국지 열풍’에 우려를 표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09-10-28 12: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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