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울진군이 2006년 왕피천 유역 일대를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정작 사업 추진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어서다. 특히 예산 확보난으로 인한 사업 차질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허송세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울진군은 정부가 당초 계획된 국비 예산을 제대로 내려 주지 않아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인 반면 정부는 울진군이 군비 및 국비 확보 노력을 게을리해 문제라며 맞서고 있다.
2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2005년과 2006년 울진 왕피천 유역 일대 102.84㎞(9900만여㎡)를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보전지역은 서울 여의도 330만여㎡의 30배에 이르는 규모이며, 2002년 지정된 강원도 동강 생태계 보전지역의 1.6배로 국내 생태보전지역 가운데 최대 규모다.
환경부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1년간 총 1743억 6800만원(국비 1232억 4600만원, 지방비 511억 2200만원)을 들여 3개 분야 31개 사업을 추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연도별 소요 예산은 2006년 27억 7300만원, 2007년 116억 7100만원(국비 및 지방비), 2008년 280억 9100만원, 2009년 257억 9200만원 등이다.
그러나 올해까지 4년간 실제 투입된 예산은 156억원에 그쳤다. 당초 계획 683억 2700만원의 22.8%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사업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왕피천 유역 자원의 목록화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생태·경관 보전지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관리 인력 및 조직 확충, 보전협의체 구성 운영 등 상당수 사업은 아예 손조차 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 멸종위기종(1급)인 산양이 올무에 걸려 죽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 5월 왕피천 생태보전지역을 답사하던 중 중림골에서 올무에 걸린 산양의 사체를 발견했다.
당시 이 산양은 지난해 12월에서 2월 사이에 전문 밀렵꾼이 설치한 올무에 의해 죽은 것으로 추정됐다.
울진 주민들도 환경부가 왕피천 유역을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건축물 신·증축 및 토지형질 변경, 토석 채취 등 각종 행위를 제한시켜 놓고 사업 추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자 불만이 많다.
울진군 관계자는 “환경부가 당초 계획된 사업 예산만 제때 내려줬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왕피천 유역을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만 해 놓고 사업은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울진군이 사업 관련 자체 예산은 확보하지 않은 채 국비 지원만 탓하고 있다.”고 못마땅해했다.
울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09-11-28 12: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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